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중재국 자처한 중국, 서방 외교가 반응은 '싸늘'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를 중재하겠다는 의향을 여러번 드러내왔다. 지난해 4월 시 주석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통화해 "대화와 협상이 실행 가능한 유일한 출구"라며 러시아와의 협상을 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서 지난해 2월에도 국제연합(UN·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정전과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종전 협의를 위한 원칙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누구든 약소국을 군사연합체나 블록에 편입시켜 안보 영역을 확대하는 시도를 중단할 것 △유엔 안보리 결의 없이 전쟁 당사국에 제재를 가하지 말 것 △전쟁 당사국에 대한 경제 지원을 무기화하지 말 것 등을 담았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베이징 톈안먼 광장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참석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중국의 중재안에서 보다 심각한 문제는 러시아가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리후이 중국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가 유럽을 순방했을 때도 현지 외교가는 중국 중재안에 상당한 우려를 표하면서, 러시아가 철수하지 않으면 평화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겉으론 중재, 안으로는 러시아에 팔 굽은 中일각에선 중국이 중재하는 척만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식량, 원유 등 중요 원자재 수출입과 국방 등 다방면에서 중국과 러시아 사이가 더 긴밀해지고 있기 때문.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전기차 및 반도체 경쟁에 집중하려면 러시아와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올해도 중재 의사를 내비쳤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리후이 대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을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모든 당사자가 자기 입장을 주장하는데다 평화 회담에 대한 입장 차이가 크다"면서도 "무기가 아닌 협상이 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하르키우 전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탄도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군 대공미사일 부대 지휘소를 파괴했으며 우크라이나 군 측에 5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르키우에서 군 지휘부와 회동, "(러시아) 점령군에게 상당한 손실을 입혔으나 전체적으로는 아직 위험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퍼 카볼리 나토 동맹국 최고사령관은 같은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합동참모본부 회의에 참석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하르키우 전선을 돌파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볼리 사령관은 "러시아 군은 전선을 돌파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며 "전선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