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시멘트 공장 먼지, 농작물 자양분 된다

머니투데이 영월(강원)=지영호 기자 2024.05.20 11:00
글자크기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염소 더스트 수세설비', 이르면 다음달 본격 가동

정상 가동을 앞두고 있는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염소 더스트 수세설비 시설' 외관/사진=지영호 기자정상 가동을 앞두고 있는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염소 더스트 수세설비 시설' 외관/사진=지영호 기자


염소 더스트 수세설비 공정염소 더스트 수세설비 공정
"크링커(Clinker)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분진이 이쪽으로 모이는데요. 이 설비를 통해 만들어진 염화칼륨(KCl)은 비료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위광복 기계팀장은 지난 16일 강원도 영열군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의 '염소 더스트 수세설비 시설'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시멘트 반제품인 크링커를 만드려면 석회석 등 원료를 1450도의 고온으로 가열하는 소성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산물 '염소 더스트'(분진)가 발생하는데 이를 설비에서 분리한 후 염화칼륨을 추출하는 시설이 수세설비다.



석회석 혼합물을 녹이는 킬른은 소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소 더스트를 주기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예열탑과 킬른의 고장을 유발한다. 때문에 수시로 염소 더스트를 제거해줘야 하는데 여기서 발생한 부산물은 새로운 쓰레기가 된다.

영월공장의 수세 설비 시설은 포집한 염소 더스트를 물에 통과시켜 유해물질과 재활용이 가능한 염화칼륨을 분리 추출한다. 지난해 말 기준 염화칼륨 회수율은 98%를 넘어선다. 산업 폐기물 전문업체인 케이엠이 설비를 맡아 이르면 다음달부터 본격 가동을 준비 중이다.



시설 내부로 진입하자 작업자들이 용접을 하는 등 막바지 보완작업에 한창이었다. 한 켠에는 염소 더스트 공정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모니터로 현황을 시각화해 보여줬다. 현장에서는 염소 더스트가 수세 설비를 통과한 뒤 분리된 결과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수조에는 물과 함께 일부 염화칼륨이 결정을 이루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염분이 제거된 부산물(Cake)이 흙더미같이 쌓여있었다. 염화칼륨 결정은 자연건조를 거쳐 소비자가 사용할 수준으로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수세설비 시설 내부. 설비를 책임지는 케이엠의 특허권이 얽혀있어 직접 촬영은 금지됐다./사진=한일현대시멘트수세설비 시설 내부. 설비를 책임지는 케이엠의 특허권이 얽혀있어 직접 촬영은 금지됐다./사진=한일현대시멘트
여기서 만들어진 염화칼륨은 비료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공급선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시멘트 공장 먼지를 비료로 쓴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 시멘트사 중 수세 설비를 설치한 곳은 있지만 염화칼륨 재활용까지 연결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일현대시멘트는 수세 설비 시설을 통해 △시설물의 안정적 가동 △폐기물 발생량 최소화 △매립지 부족현상 해결 △자원재활용 등 4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내년까지 4년간 수세 설비 시설 등 순환자원 재활용 부문에 모두 1980억원을 투입 중이다. 시설투자가 완료되면 영월공장의 순환자원 재활용률은 33%에서 66%로 늘어나고, 연간 15만9000톤의 이산화탄소 발생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박진규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장은 "영월공장은 가장 최근 지어진 시멘트 공장"이라며 "자원 재활용 설비구축을 통해 친환경 공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