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질문하니 부회장이 답했다…확 달라진 금융업 행보, 왜?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4.05.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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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증권 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KRX증권 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여겨지는 금융업이 정책 취지에 맞는 주주 및 시장 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 참여형 기업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하고 컨퍼런스콜을 좀처럼 하지 않던 증권업계에서 컨퍼런스콜이 시작되기도 했다. 자본시장이 활성화 되면 금융업엔 이익이 돼 돌아오는 만큼 앞으로도 밸류업의 선두에 설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 (81,500원 ▲1,700 +2.13%)(메리츠)는 지난 14일 컨퍼런스콜 형식의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이 기존과 차별화 됐던 것은 메리츠가 기관투자자나 애널리스트들의 질의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질문에도 답을 내놨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6일까지 취합한 질문에 김용범 부회장이 직접 설명했다.



키움증권 (126,900원 ▲800 +0.63%)도 지난 2일 개별 증권사 중 유일하게 컨퍼런스콜을 통해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늘리고 있다. 향후에도 정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높게 평가하는 중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며 적극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을 포함한 금융업권에서 최근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이는 것은 최근 정부 당국이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무관하지 않다. 밸류업 정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이 해소되고 자본시장이 활성화 되면 그만큼 금융업에는 이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향후 고객 유입을 위해서라도 증권업계 입장에서는 밸류업 정책의 성공이 필요하다.



이에 주주환원책 공시에도 열심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7,510원 ▲170 +2.32%)과 키움증권이 3개년 환원정책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 (13,510원 ▲310 +2.35%)은 13년 만에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발표했는데 향후 정례화 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도 나온다.

실제로 밸류업 정책 추진이 본격화 되면서 증권사들의 주가도 많이 올랐다. 이날 KRX증권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 내린 728.44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폐장일 종가(658.62) 대비 약 10.6% 오른 것이다.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1차 세미나가 진행된 이후인 지난 3월4일에는 775.04로 마쳐 지난해 폐장일 종가 대비 17.7% 가량 솟기도 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방안의 일환인 밸류업 프로그램은 증권사에게 가장 유리한 제도"라며 "금융지주는 사실상 이미 밸류업 프로그램을 수행 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지난 2일 발표된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안이 확정되고 나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등을 앞두고 금융업계가 공시에 빠르게 나설 가능성도 관측된다. 이미 여러 회사들이 밸류업 공시에 준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만큼 실행도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은 이달 중 확정될 예정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다른 업종에 비해 금융업이 (주주환원에) 관심을 많이 가져온 만큼 공시를 해야된다면 즉각 반영해서 하는 곳들이 많을 것"이라며 "3분기에 밸류업 지수가 만들어지거나 실질적 법인세 혜택 등이 등장하면 주주환원 확대 기조가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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