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알레르기 치료제로 개발 중인 'YH35324'의 임상 1b상 데이터가 이르면 올 하반기 학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앞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대비 우위를 보인 초기 임상 결과와 후속 임상 순항에 또 한 번의 대형 기술수출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YH35324는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생성돼 가려움과 콧물, 재채기 반응 등에 관여하는 면역글로빈E(IgE)를 낮춰 알레르기 증상을 개선하는 신약 후보다. 같은 기전의 치료제 중 미국 품목허가를 획득한 신약은 노바티스 '졸레어'가 유일하다. 연 매출 5조원 규모의 졸레어가 시장 강자로 군림 중이지만 빈틈은 많다.
이 가운데 YH35324는 초기 임상을 통해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임상 1a상을 통해 졸레어 대비 강력하고 지속한 IgE 억제 활성뿐만 아니라 높은 IgE(700IU/㎖ 이상) 수치의 아토피 환자 대상 억제 효과를 확인한 것. 해당 결과는 지난 2월 SCI급 국제학술지 게재는 물론, 미국 알레르기 천식 면역학회(AAAAI) 연례 회의를 통해 발표됐다.
졸레어 한계 극복에 보다 큰 시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YH35324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 관심도 남다르다. 이미 지난해부터 기술수출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며 유력 사업화 주자로 꼽힌다. 유한양행 역시 렉라자의 뒤를 이를 차세대 품목 중 하나로 YH35324를 꼽는 중이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가 우선 적응증이지만 혈중 IgE를 원천 차단해 아토피와 천식 등 다양한 적응증 확장이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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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물질 도입 후 글로벌 제약사로 다시 기술수출 해 상업화를 노린다는 점도 렉라자와 닮은 점이다. 유한양행은 2015년 전임상 단계의 렉라자를 도입해 임상 1상 이후 2018년 얀센에 약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YH35324 역시 2018년 전임상 중이던 지아이이노베이션 (10,740원 ▼410 -3.68%)으로부터 도입한 물질로 현재 양사가 공동개발 중이다.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권리를 유한양행이 갖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지아이이노베이션이 3000억원 규모의 일본 기술수출에 성공한 점은 YH35324의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해당 성과를 통해 제25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KNDA)의 기술수출상을 받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또 한 번의 개발 초기 단계 물질 성과가 중장기 경쟁력의 강력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업화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온 후기 파이프라인 역시 중요하지만, 초기 물질 성과는 기업가치의 지속적 우상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한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사장은 "회사를 비롯해 모든 국내사는 글로벌 판매력이 부족하고 모든 물질을 3상까지 완료해 판매하는 건 적절치 않은 전략"이라며 "제약사의 건강한 R&D 파이프라인은 상업화 직전 단계 모델이 최상단에 있는 피라미드형 모델로 하단에 위치한 물질들이 결국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