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월화극 심폐소생 '크래시', 노브레이크 인기 시동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2024.05.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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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열풍 속 빛난 존재감...3% 시청률 어디까지 갈까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사진=ENA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사진=ENA


'뭐 별거 있겠어?' 했는데, 예상치 못한 재미가 있었다. 극 전개, 캐릭터들의 조화가 로맨스 열풍이 번진 안방극장에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드라마 '크래시'다.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는 도로 위 빌런들을 끝까지 소탕하는 교통범죄수사팀(TCI, Traffic Crime Investigation)의 노브레이크 직진 수사극이다. 지난 13일 첫 방송했다.



'크래시'는 SBS 드라마 '모범택시' 시즌1을 연출한 박준우 PD가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이민기, 곽선영, 허성태 등이 주연으로 합류했다. 첫 방송 전부터 교통범죄, 액션물 등으로 알려졌다.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사진=ENA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사진=ENA


'크래시'는 첫 방송 이후 장르물로 모처럼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올해 안방극장은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필두로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까지 '로맨스'를 다룬 작품이 주목을 받았다. 이 로맨스 열풍 속에 '크래시' 가 툭 튀어나왔다. 연이은 로맨스에 식상함을 느꼈을 시청자들이 '뭘 볼까' 하는 틈새를 공략했다.

'크래시'는 1회, 2회에서 흥미를 끌 설정을 연이어 쏟아냈다. 1회, 2회 방송에서는 주인공 차연호(이민기), 민소희(곽선영), 정채만(허성태)의 만남이 흥미롭게 펼쳐졌다. 차연호는 '차로 사람을 죽인 노인 연쇄살인사건 조사'를 TCI 반장 민소희에게 요청했다. 민소희는 형사과사건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민소희는 가깝게 지낸 봉순 할머니의 사망을 계기로 이 사건에 주목하게 됐다.

이후 보험조사관 차연호는 보험사기, 연쇄살인사건으로 나홀로 조사를 시작했다. 또 민소희는 정채만, 우동기(이호철), 어현경(문희) 등 TCI 팀과 수사에 나섰다. 이들은 유력 용의자 정호규(배유람)를 찾아냈다. 정호규가 지난 2년여 동안 4건의 교통사고로 사상자를 냈지만, 과실치사로 종결돼 풀려난 것을 파악했다.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사진=ENA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사진=ENA
피해자의 상황을 모두 파악한 차연호, 민소희. 각자 조사와 수사를 이어가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갔다. 민소희보다 한발 앞섰던 차연호는 사건 해결에 결정타를 날렸고, 민소희는 정호규와 공범까지 일망타진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보험사기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보험사 팀장까지 연루된 사건이었고, 자칫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범죄가 발각되면서 통쾌한 한방을 선사했다.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사진=ENA 월화드라마 '크래시' 2회 영상 캡처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사진=ENA 월화드라마 '크래시' 2회 영상 캡처
이어 1년 후, 내부고발자로 찍혔던 차연호는 보험조사관을 그만 두고 1년 후 간부 특채로 TCI에 합류했다. 차연호가 합류한 TCI는 새로운 사건을 맞닥뜨리게 됐고, 민소희 그리고 TCI 멤버들과 해결할 사건에 대한 호기심을 끌어올렸다.

'크래시'는 1회, 2회에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사건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냈다. 사건에서 숨겨진 배후, 공범, 이유 등 시청자들이 추리하는 재미를 높였다. 굳이 전개 상 내용을 꼬지 않아도, 나열해 주는 것만으로도 범인을 추리해가는 재미가 있었다. '범죄물 특성상'이라는 이유로 이리 꼬고, 저리 꼬는 전개가 아니었다. 극적인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는 캐릭터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추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기에 주인공의 숨겨진 사연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에필로그를 통해 보여준 과거 있는 차연호의 상황과 이에 대해 알고 있는 듯한 정채만의 설정이다. 1회, 2회에서 스쳐지나 갔지만, 차연호가 분명 좋지 않은 사건에 휘말렸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드러났다. 일명 '떡밥'. 이 떡밥이 앞으로 전개에서 어떻게 회수될지도 관전 포인트로 손꼽히고 있다.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사진=ENA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사진=ENA
이와 함께 배우들의 연기도 '크래시'의 보는 재미를 더했다.

카이스트 수학과를 수석 입학한 인재 차연호 역을 맡은 이민기는 사건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그의 모습은 서열에 흔들리지 않았다. 이에 눈치 없고, 사회성 결여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극적 긴장감과 극적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코믹한 조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TCI 반장 민소희 역을 맡은 곽선영은 액션 담당으로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유의 저돌적인 매력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전작 '두뇌공조'에서 반전미 있는 경찰 역할을 소화했던 곽선영은 격투뿐만 아니라 현란한 자동차 드라이빙으로 '크래시'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TCI 팀장 정채만 역을 맡은 허성태. 그는 허허실실 하지만, 정으로 팀원을 이끄는 리더로 나섰다. 허당미는 덤으로, 딱딱한 직장 상사가 아닌 인간미 넘치는 상사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허성태의 대표 이미지 '악(惡)'을 떨쳐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전개, 캐릭터 그리고 배우들의 조합으로 보는 재미를 더한 '크래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1회 시청률 2.2%(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이하 동일 기준)를 기록한 후, 2회에서는 시청률 3.0%를 기록했다. 2회 시청률은 14일 방송된 월화극 중 유일하게 시청률 상승을 이뤄냈다. 극 초반 시청자들의 시선 끌기에 성공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크래시' 2회 시청률은 올해 ENA 월화드라마 시청률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전작 '야한(夜限) 사진관' 최고 시청률 2.5%(2회)보다 높다.

로맨스 열풍 속에서 빛을 내고 있는 '크래시'. 앞서 1월 종영한 '사랑한다고 말해줘', 5월 6일 종영한 '야한(夜限) 사진관'으로 주춤했던 ENA 월화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는, '심폐소생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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