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현지화 전략 '제2 내수시장' 개척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4.05.16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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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금융강국 코리아]①세계로 뻗는 K금융

편집자주 해외 공항에서 우리나라의 은행 광고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해외 진출 지역마다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앞세운 금융회사들은 K금융의 영토를 넓혔다. 이제는 넓어진 영토에서 핀테크 기술 등을 앞세워 '디지털 금융 DNA'를 심고 있다. 국경을 넘어 미래로 향하는 K금융의 전략을 취재했다.

주요 보험사 해외 진출 현황/그래픽=김다나주요 보험사 해외 진출 현황/그래픽=김다나


보험사들이 해외에서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지 1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배당을 받는가 하면 선진시장인 미국에서 매년 두 자릿수의 수입보험료 증가라는 실적을 내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 등으로 국내 보험시장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제2의 내수시장 확보를 위한 보험사들의 보폭이 더욱 커진다.

한화생명은 지난 3월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법인으로부터 약 54억원의 현금배당을 받았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법인으로부터 현금배당을 받은 첫 사례다. 한화생명이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한 지 15년 만인 지난해 누적 손익 흑자를 달성하면서 받은 과실이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법인의 누적 결손 해소를 발판으로 2030년까지 베트남 시장 '톱 5' 진입, 연간 세전이익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한화생명은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했다. 생보사를 넘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한화생명은 지난 3일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보유하고 이는 노부은행의 지분 40%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엔 인도네시아 현지 생명보험사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리포손해보험의 지분 62.6%를 매입했다. 방카슈랑스채널 활용을 비롯해 생손보와 은행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한화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디지털 역량을 살려 모바일 기반 영업환경을 확산시켜 빠르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한화금융그룹의 디지털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자동차 주행거리를 측정해 보험료를 월 단위로 과금하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했다. 지난 2월 캐롯은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리포손보)의 BBI(운전습관 연동형 보험) 솔루션 구축 사업을 최종 수주했다. 인도네시아에서 BBI 자동차보험 출시 이후 거둬들이는 보험료의 일정 금액을 로열티로 지급받는다.



1984년 괌지점을 개설한 DB손해보험은 선진국인 미국 시장에서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괌 태풍과 하와이 산불로 손해가 발생했지만 지난해 미국에서 벌어들인 수입보험료는 5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3% 증가했다. 괌에서 DB손해보험의 점유율은 (2021년 기준) 19.6%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택보험, 알라스카주 주택 화재보험에 신규 진출하는 등 현지인들 대상으로 영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내 손보사 중 유일하게 미얀마 사무소 개설 인가를 받아 2015년에 사무소를 열고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1976년 도쿄지점 설립을 통해 누구보다 발 빠르게 해외에 진출했으며 미국, 싱가프로, 영국 등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대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 역시 총 11개의 해외 거점을 마련하고 신시장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해외 수재 비중을 전체의 40%까지 확대했으며 2022년 기준 전 세계 재보험자 중 1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11개의 국내 보험회사가 11개국에서 41개의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아시아가 25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 12곳, 영국 3곳, 스위스 1곳 등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보험영업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전년 대비 2480만달러 늘어난 1억2990만달러의 순익을 냈다. 유럽 시장 역시 손해율 감소로 전년 대비 순익이 720만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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