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스위스 모토쇼에서 공개된 중국 비야디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아토3'(Atto3) /사진=블룸버그
15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를 업체별로 보면 비야디(BYD)가 점유율 18.5%로 1위를 차지했다. 1만달러(약 1300만원)의 시걸 등 저가 차종이 잘 팔린 덕분이다. 2위를 차지한 테슬라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반면 3위 지리 그룹은 같은 기간 판매량이 59.1% 늘었다. 경형 전기차 '판다 MINI'가 2만3000대 이상 팔렸고, 볼보의 신형 전기차 EX30의 글로벌 판매량이 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게 반영됐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확대로 저가 전기차 보급 속도는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EU(유럽연합)도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등록 강화를 지시했고 연내 상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이 대거 공급하는 저가 전기차가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는 다소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완성차 업계가 촉발한 저가 전기차 경쟁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그래픽=조수아
다만 중국의 공급 과잉 추세를 보면 중장기적으로 저가형 전기차 보급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 중국이 내구소비재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이구환신(노후 자동차를 반납하면 신차 구매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자국 전기차 수요 증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제조업 비중이 주요국 제조업 비중을 넘어서고 있어 중국 기업의 저가 밀어내기 수출은 필연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 생산력을 생각하면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의 관세 확대에 따라 당분간 인도, 동남아 등 신흥시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신흥 시장은 인프라 면에서 전기차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원천 봉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