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대학 '특화기술 플랫폼'으로 지역산업 활로 찾자](https://orgthumb.mt.co.kr/06/2024/05/2024051411103321595_1.jpg)
이렇게 조성된 기술사업화 생태계는 그간 정부 정책과 지원사업 등에 힘입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2003년 버클리대학의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제안한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핵심 개념인 '개방형 혁신'의 확산으로 대학과 산업체의 활발한 산학협력과 교류, 기술사업화 활동이 전개됐다. 기업은 대학의 우수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R&D(연구·개발)에 필요한 인력, 시간을 줄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기술 개발에 따른 위험 부담도 낮출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내외적 급격한 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연구·개발 투자 감축에 따라 산학협력 활동이 둔화되기도 했다. 필자의 보금자리가 있는 부산을 비롯한 경남, 울산지역은 조선과 기계산업 등 제조업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성장에 크게 이바지했다. 글로벌 외환위기를 겪고도 동남권은 수도권과 비교해 높은 수출과 GDP(국내총생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디지털화에 따른 산업구조의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경제성장률이 침체하고 성장잠재력도 낮아지고 있다.
대학이 과거와 다른 전략으로 기업과 산학협력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변화된 환경과 기업의 인식을 고려해 대학의 딥테크(첨단기술)를 산업체와 결합할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합쳐 지원할 수 있는 공간과 제도가 필요하다.
옛날 산업체에서 요구했던 단순한 공정 개선이나 애로기술 해결 수준을 넘어 대학과 기업이 더 긴말하게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침체된 지역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공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대학이 보유한 유망기술을 홍보하고 제의하기에 앞서 산업체 수요 및 환경분석 데이터에 기반한 적절한 미래기술을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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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에선 부산대를 중심으로 지역대학들이 함께 모여 PIUM(Pulling Innovation of University in Busan TLO Motivation)기술사업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지산학 협업을 위한 기술사업화 거버넌스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지역대학들이 공동협력 활동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이를테면 각 대학이 보유한 미래기술을 한데 모은 빅데이터에서 A라는 기업과 궁합이 잘 맞는 기술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연결해 서비스·상품 품질을 고도화하고, 기술사업화 단계에 있는 기업에겐 R&BD(사업화 기술개발)도 지원한다. 이전까지 각개전투를 벌여왔다면 지금은 연합전을 펼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진 셈이다.
PIUM기술사업화센터에서 보듯 지역산업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지역대학들과 지역공공연구소가 공동으로 모여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기업체 관점에서 성장을 도모할 특화기술을 연계할 수 있다.
세월이 흘러도 대학의 역할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산학협력법은 여전히 대학이 지역산업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지역산업의 부흥을 견인하고 나아가 세계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PIUM기술사업화센터와 같은 지역별 '특화기술 플랫폼'의 구축·운영을 장려하고 지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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