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돌'에 이름 붙이고 치장까지…한국 젊은이들, 왜?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2024.05.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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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WSJ 등 외신들 주목

SNS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반려돌 모습./사진=X(엑스. 구 트위터)SNS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반려돌 모습./사진=X(엑스. 구 트위터)


애완돌을 키우며 일상 속 휴식을 취하는 한국 젊은이들을 여러 외신이 주목했다.

1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의 젊은 세대가 지친 일상 중 휴식을 취하기 위한 방법으로 애완돌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한국은) 1인 가구가 많고 세계에서 가장 긴 근무 시간을 견디고 있다"며 "최근엔 돌에 이름을 지어주고 말을 걸며 마치 무생물인 돌이 살아있는 것처럼 여기는 새로운 차원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이들에겐 반려돌이 아무런 요구사항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애완돌을 정성스럽게 꾸미는 영상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눈썹을 붙이며, 눈과 입술을 그리기도 한다.



지난 3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한국의 애완돌 트렌드를 주제로 다뤘다. 서울 거주 중인 회사원 이소희씨(30)는 친구로부터 지난해 11월 애완돌을 선물 받았다. 수건으로 돌을 위한 겨울 담요를 만들었고 '홍두깨'라는 애칭도 붙여줬다.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일하는 그는 직장에서 힘든 시간을 보낼 때마다 홍두깨에게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고. 이씨는 "물론 당신을 이해할 수 없는 무생물이지만 개와 대화하듯 어떤 면에서는 편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명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세븐틴과 엔하이픈 등 아이돌 멤버들이 키우는 반려돌은 이미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한 소매업체는 매달 300건 이상 반려돌 주문이 들어오며 구매자는 주로 20~30대 여성이라고 밝혔다. 애완돌 가격은 1만원~1만5000원 사이다.

누리꾼들은 "어렸을 때 강에서 조약돌을 줍던 게 생각난다. 그때 나도 돌에 얼굴을 그리고 옷을 입혔다" "귀여운 것 같다. 나도 하나 갖고 싶다" "이런 트렌드는 요즘 외로운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걸 보여준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인기 있는 무생물은 돌뿐만이 아니었다. 일부 중국인들은 망고 씨앗과 털 등을 키우며 관찰 일기를 작성했다. 코로나19가 심했을 때는 널빤지로 애완 종이(?)를 만드는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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