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이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자신의 은퇴식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박석민은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NC에서 큰 배려를 해주셔서 은퇴식을 하게 됐다. 엄청 영광으로 생각. 너무 구단에 감사한 마음뿐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박석민은 경기 전 은퇴사와 시구를 통해 20년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대구고 졸업 후 2004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박석민은 2015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96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NC 다이노스의 일원이 됐다. 2020시즌 종료 후 다시 FA 자격을 획득해 2+1년 최대 34억원에 재계약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종료 후인 10월 말 구단을 통해 은퇴 의사를 밝힌 박석민은 현재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육성코치로 활동 중이다.
박석민과 인연이 있는 양 팀 감독들도 인사를 전했다. NC 강인권(52) 감독은 "아쉽고 섭섭할 것이고 기분이 좋기도 할 것이다. 선수생활을 잘 마친 만큼 지도자로서 한국 야구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삼성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박진만(46) 삼성 감독도 "박석민은 천재였다. 워낙 능력이 좋았고 경험을 쌓으면서 좋은 활약을 해줬다. 좋은 대우를 받아서 FA까지 하고 은퇴까지 하는 걸 보고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구나' 그런 생각이 좀 들었다"고 말했다.
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NC에서 큰 배려를 해주셔서 은퇴식을 하게 됐다. 엄청 영광으로 생각한다. 너무 구단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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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에서 은퇴식을 하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
▶ 은퇴식을 할 거면 삼성이랑 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구단에서 배려해주셔서 의미 있는 은퇴식인 것 같다.
- 선수 시절 기억에 남는 장면
▶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은 6번 했지만 다 기억에 남는다. 정규시즌 때는 사직에서 9타점 경기(2015년 9월 20일 롯데전) 한 게 기억에 남는다.
- 리그 대표하는 3루수였는데, 후배 서호철-김영웅 보며 어떤 생각을 하나
▶ 둘 다 너무 잘하고 있다. 더 잘할 것 같고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다. 우리 호철이는 너무나 성실하고 연습 많이 했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NC 다이노스 서호철.
▶ 2월 말 일본 넘어가서 3월 2일부터 요미우리에 출근한다. 요미우리에서의 직함은 육성코치다. 2군이 메인이고, 홈 경기 있으면 1군도 가고 3군도 간다.
- 지도자 연수 시작한 계기는
▶ 어릴 때부터 일본야구를 좋아하기도 했고, 일본은 왜 야구를 잘할까 생각했다. 지도자를 하게 된다면 일본에서 먼저 공부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일본에 정말 잘 갔구나' 하는 마음이 많이 든다. 한편으로는 일본 야구를 보면서 한국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안 좋았다.
- 일본야구, 일본 선수를 배워야겠다는 게 있나
▶기본기. 어릴 때부터 배워서 그런지 몸에 배어있다. 기본기가 엄청 탄탄하다. 제 아들(북일고 투수 박준현)도 고등학교에 있지만 신인 투수들 보면 공만 던질 줄 아는 투수가 많다. 견제나 수비 등이 다 돼야 좋은 투수. 아직 그런 부분에서 약하지 않나 싶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의 박석민(왼쪽).
▶ 제가 탄탄했던 것 같다(웃음). 저는 어릴 때부터 감독님들이 기본기 강조하셨다. 자칭이긴 하지만 기본기는 탄탄했다고 생각한다.
- 양 팀 코칭스태프들 만났나
▶ 살쪘다, 살 빠졌다는 얘기가 반반이더라. 일본 가니 얼굴이 더 좋아졌다고 한다.
- 그동안 선행을 많이 했는데,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면
▶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기쁘고 행복하다. 중독인 것 같다. 그런 것에서 희열을 느꼈다. 후배들이 좀 더 어려운 사람들 앞으로 도와가면서 살아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 밖에서 바라본 야구는
▶ 일본에서 한국야구를 잘 챙겨볼 시간이 없다. NC랑 삼성이 잘하고 있는 것만 알고 있다.
- 아들이 고교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노력하고 생활면에서 반듯하게 클 수 있느냐가 좋은 선수가 될지 안 될지를 판단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잘 커 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항상 하는 얘기지만 야구는 못해도 되는데 인성 부분을 강조한다. 아들한테는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어릴 때 저처럼 은퇴하는 선배님들이 "유니폼 벗으면 힘들다" 얘기하셨는데, 그땐 와닿지 않았다. 이제 '선수 때가 제일 행복했다'는 걸 느낀다. 안 아픈 게 최고다.
- 동갑내기 선수들 아직 뛰는데
▶ 강민호가 일주일 전에 전화 와서 "야, 너 은퇴식 할 때 울지마라"해서 "울 게 있냐"고 했다. 민호를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포수인데 활약하는 게 엄청 대단한 선수다.
- 은퇴하면서 생각나는 사람은
▶ 한 명 꼽기는 힘들다. 프로 감독님들은 부담스럽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 연락을 못 드렸다. 기억에 남는 감독님은 선동열 감독님이다. 군 전역하고 아무것도 아닌 선수에게 기회 주셔서 FA 2번을 할 수 있었다. 다른 감독님들도 감사하지만 선 감독님께 특별히 더 감사한 마음이다. 그 표현을 지금까지 못 했다. 어릴 때는 감독님한테 꾸지람도 많이 받았다. 그땐 몰랐는데 관심과 사랑이 있어서 그렇게 하셨다는 걸 이제 느낀다.
2010년 삼성 감독 시절의 선동열 감독(맨 왼쪽)이 박석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팬들한테 죄송하다. 좋은 모습만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안 좋은 모습도 보여드렸다. 그런 부분에서 매우 죄송하다. 팬들한테는 유쾌하고 옆집 형처럼 푸근한 이미지의 선수면 만족할 것 같다.
- 제2의 박석민
▶ 제2의 박석민이 아니라 제2의 최정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웃음). 요즘 보니까 김도영이 엄청나게 잘한다. 쟤는 대단한 것 같다. 제가 그 나이엔 상상도 못 했다. 엄청나게 잘할 것 같다. 최정 선수에게도 한마디 해주고 싶은 건, 최정 선수가 있어서 제가 삼성에서 노력하며 발전하는 동기부여가 됐다. 500개, 600개까지 홈런 치도록 오래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은가
▶ 정말 유례없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수가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다가올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배들이 막상 (지도자로) 가면 안 된다고 하는데, 저는 될 것 같다. 지도자는 선수를 편하게 해주고, 움직임을 끌어올리는 사람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시대는 바뀌어서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다. (지도자 롤모델)
- 지도자로서 롤모델은 누구인가
▶ 김기태 감독님을 좋아한다. 남자다운 모습이 멋있고, 거기에 저만의 스타일을 입힐 수 있다면 지도자로서 더 좋지 않을까. 여러 감독님을 모셔봤지만, 장점만 뽑아낸 지도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