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24시간 대기해" 비난 빗발친 망언…바이두 부사장 쫓겨났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5.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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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홍보 분야에서 일한다면 주말에 쉴 생각 하지 마라."
"휴대폰을 24시간 켜놓고 항상 대기해야 한다."
"나는 엄마가 아니다. 왜 직원 가족들까지 생각해줘야 하나."

최근 과로 문화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중국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의 홍보 책임자가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됐다.



CNN은 10일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두의 홍보를 지휘해온 취징 부사장이 논란의 발언 후 자리를 내놓게 됐다고 보도했다. 취 부사장은 자신의 더우인(중국판 틱톡) 계정에서 바이두 부사장이란 직함을 삭제했다.

그는 지난주 더우인을 통해 가혹한 직장 문화를 미화하고 과로를 옹호하는 발언이 담긴 영상을 잇달아 올렸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영상에서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50일 연속 출장을 거부했던 직원을 거론하며 "내가 왜 직원의 가족들까지 생각해줘야 하나. 나는 여러분보다 10살, 20살이 더 많다. 나도 아이가 둘이나 있지만 그런 일이 있을 때 기분 나빠하거나 피곤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영상에선 "너무 바쁘게 일하다 보니 동료 생일은 기억하지만, 큰 아들 생일은 잊어버렸다. 작은 아들은 몇 학년인지도 모른다"며 "그렇지만 커리어우먼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급속도로 확산하며 수많은 누리꾼의 분노를 샀다. 누리꾼들은 "시대착오적이다", "배려가 없는 걸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랑스러워한다"며 비난했다.


컨설팅회사 웨이블렛스트래티지의 아이비 양 중국 기술 부문 애널리스트는 CNN에 "그의 목소리엔 동료 직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무관심과 공감 부재가 있다"며 "회사가 직원들에게 충성과 시간, 에너지를 쏟아부으라고 요구할 때 직원들은 희생이나 기여에 대한 보상이 없다고 느낀다. 중국 근로자들이 공유하는 이런 불만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고 분석했다.

취 부사장은 비판 여론이 들끓자 영상을 내린 뒤 "깊이 반성한다. 부적절한 영상으로 우리 회사의 가치관과 기업문화에 대한 대중의 오해가 발생한 점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역시 과거 과로 문화를 옹호했다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그는 2019년 한 행사 자리에서 "나는 젊어서 996(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6일 근무)은 물론 12·12(하루 12시간씩 12개월 근무)까지 했다"면서 "8시간 일하려는 직원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가 "자본가의 진면목을 드러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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