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시위 책임"…미 아이비리그 명문대 총장 또 사임, 이번엔 코넬대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5.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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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가 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을 촉구하는 반전(anti-war) 시위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미사 폴락(가운데) 코넬대 총장이 9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했다. /사진=미사 폴락 총장 인스타그램미국 대학가 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을 촉구하는 반전(anti-war) 시위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미사 폴락(가운데) 코넬대 총장이 9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했다. /사진=미사 폴락 총장 인스타그램


미국 대학가 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을 촉구하는 반전(anti-war) 시위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미사 폴락 코넬대 총장이 9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했다. 이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지난 6개월간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 총장 3명이 물러나는 것이다.

미사 폴락 코넬대 총장은 이날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된 성명에서 "지난 4월 17일은 코넬대 총장으로 합류한 지 7년이 되는 날이었다. 올해는 내가 이 직책을 맡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며 오는 6월 30일 코넬대 총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오랜 숙고 끝에 이것(사임)이 올바른 결정이라는 결론은 내렸다. 사실 지난해 가을부터 (사임) 고민을 시작했고, 12월 방학 동안 결정을 내렸지만, 우리 캠퍼스나 다른 캠퍼스에서 벌어진 일(반전 시위) 때문에 (사임 발표를) 세 번이나 중단해야 했다"고 전했다.



폴락 총장은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총장 교체로 인한 행정 처리 등에 시간이 필요하고, 예정된 졸업식과 신입생 축하 행사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사임 발표를 더 연기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임 결정에 대해 많은 추측이 있을 텐데 가능한 한 명확히 하고 싶다"며 "이번 결정은 내가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아이비리그 소속인 펜실베이니아대(UPenn·유펜)와 하버드대의 총장이 캠퍼스 내 반전 시위 방치 논란과 관련 총장직에서 물러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자신의 사임과 시위 간 연관성을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아이비리그는 미 북동부에 있는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펜실베이니아, 컬럼비아, 코넬, 다트머스, 브라운 등 총 8개 명문 대학을 뜻한다.



2023년 12월 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하원 교육·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참석한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왼쪽)과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AP=뉴시스2023년 12월 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하원 교육·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참석한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왼쪽)과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AP=뉴시스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과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지난해 12월 초 하원 교육·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시위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청문회 참석 이후 사퇴 압박에 시달리던 매길 총장과 게이 총장은 결국 각각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두 총장의 사퇴로 폴락 총장 역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코넬대 동문이자 중요 기부자인 기업가 존 린세스는 지난 1월 코넬대 이사회 의장에게 폴락 총장과 마이클 코틀리고프 교무처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린세스는 서한에서 코넬대가 열린 토론과 합리적 논쟁을 억누르고 인종차별에 집착한다고 주장했다.

폴락 총장은 "반유대주의, 이슬람 혐오증 및 기타 형태의 편견에서부터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 다양하고 공평하며 포용적인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모두 고민하는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가 제기됐다"며 "이는 앞으로 몇 년간 우리와 함께할 것이며 차기 코넬 행정부는 이런 문제들은 맞서기 위한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미 대학가 반전시위 격화 계기를 제공한 컬럼비아대의 네마트 미노슈 샤피크 총장은 아직 총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지난달 컬럼비아대를 직접 방문해 유대계 학생 등을 만나고 샤피크 총장을 향해 반전 시위를 조기 진화하지 못한 책임을 물으며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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