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주찬이 9일 사직 한화전 종료 후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이주찬(왼쪽)-키움 이주형.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26)과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23)은 3살 차이의 형제지간이다. 두 선수는 송수초-센텀중-경남고를 나란히 나왔고, 동생인 이주형이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고, 형 이주형은 동의대 진학 후 2021년 롯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형 이주찬은 2021년 1군 3경기에 나온 후 육군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쳤다. 지난해 5월 전역한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처음으로 해외 스프링캠프 명단에 올랐고, 개막 엔트리에도 합류했다. 몇 차례 눈에 띄는 장면을 보여준 그는 한 차례 2군에 갔다가 지난 2일 1군에 콜업됐다.
키움 이주형이 9일 고척 두산전에서 2회말 첫 타석에서 최원준의 초구를 공략,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형도 질 수 없었다. 이날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이주찬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6번-3루수로 나선 한동희가 4회 2루타를 치고 뛰어가던 도중 허벅지 쪽에 통증을 느끼고 말았다. 결국 한동희는 벤치로 돌아갔고, 이주찬이 대주자로 나왔다.
3루수 수비를 소화한 이주찬은 6회 말, 팀이 8-5로 앞서던 1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했다. 한화 투수 장민재를 상대한 그는 2구째 몸쪽 포크볼을 공략,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의 큼지막한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은 이주찬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군에서는 13경기 24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리지 못했다. 입단 3년 만에 드디어 마수걸이포를 쏘아올린 것이다. 또한 형제가 같은 날 홈런을 기록한 것은 KBO 리그 역사상 5번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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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주찬이 9일 사직 한화전에서 6회 말 솔로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주찬이 홈런을 친 후 동료들은 일부러 그가 없는 듯 행동하는, 이른바 '무관심 세리머니'로 홈런을 축하했다. 이주찬도 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는 "TV에서 보던 것처럼 축하받아서 너무 좋았다"면서도 "다음 타석이 있으니 좀 진정시키고 다음 타석을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동생과 동반 홈런이라는 건 언제 알았을까. 이주찬은 "홈런 치고 들어왔는데 코치님이 '네 동생도 홈런 쳤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속으로) '진짜 잘 치네'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진짜 신기하다. 시즌 초반 동생이 잘했을 때 나도 끝내기(4월 7일 사직 두산전)를 쳤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롯데 이주찬이 9일 사직 한화전에서 6회 말 솔로홈런을 터트리고 더그아웃에서 '무관심 세리머니'를 즐기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주찬은 "선후배 동료들이 다친 건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선수들이 빠지면서 기회가 왔기 때문에 잡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계속 내보내주시는데, 흔히 오는 기회가 아니니까 잡으려고 발버둥쳐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