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10명 중 9명은 앱에서...은행,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4.05.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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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10명 중 9명은 앱에서...은행,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주요 금융그룹은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플랫폼으로 입지가 커지면 비용 절감은 물론 수수료 이익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하나은행에서 취급된 신용대출 중 95.5%는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이용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예·적금도 가입자의 73.2%가 디지털을 이용했다.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1년 사이 43% 증가했다.



다른 주요 은행도 신용대출은 비대면이 중심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비중이 각각 83%, 84%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적립식 예금의 신규 가입자 중 96.5%는 비대면으로 가입했다. NH농협은행도 금융상품 중 74%가 비대면으로 판매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앱을 이용한 비대면 가입이 원활해지면서 은행 창구를 가더라도 직원이 앱을 이용해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출은 비대면 대출의 금리가 더 낮은 경우가 있어 앱을 활용한 방식을 알려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상품 판매 무게중심이 비대면으로 이동하면서 금융그룹간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은 단순 금융회사가 아닌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원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대환대출이 활성화되면서 금융플랫폼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금융플랫폼은 적은 비용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수료 이익 등으로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 1분기 디지털 채널에서 5420억원의 영업이익(경비차감전)을 거뒀다. 또 점포 운영에 따른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물론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상담 등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주요 금융사는 금융플랫폼화를 위해 우선 계열사 앱 등으로 흩어진 주요 금융 서비스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KB금융은 KB스타뱅킹을 통해 은행과 계열사의 주요 금융 기능은 물론 국민지갑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B스타뱅킹의 MAU(Monthly Active User)는 1220만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흩어진 계열사 앱의 주요기능을 통합한 '슈퍼 SOL'(쏠)을 선보였다. 이미 슈퍼SOL 이용자는 390만명을 넘어섰고, 플랫폼 내에서 350만좌 이상의 금융상품이 판매됐다. 신한은행 앱인 'SOL뱅크'는 MAU가 967만으로 10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원큐와 하나페이를 앞세워 금융플랫폼 강화를 준비 중이다. 주요계열사의 대표서비스를 제공 중인 하나원큐 가입자는 1580만명, 하나페이는 795만명에 이른다. 특히 하나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부분에서 경쟁사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은 오는 11월 슈퍼앱 '뉴 원(New Won)'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가입자가 2110만명에 이르는 우리WON뱅킹을 활용해 '뉴 원'을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키는다는 계획이다. '뉴 원'에는 오는 3분기 출범 예정인 '우리투자증권(가칭)'의 증권 관련 서비스도 탑재될 예정이다.

농협금융도 'NH올원뱅크'를 중심으로 슈퍼플랫폼 전략을 짜고 있다.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분양의 핵심 서비스는 물론 공동구매, 전기차 충전 등 생활 편의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NH올원뱅크의 가입자는 1069만명에 이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상품을 판매하면 중간에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줄고, 고객이 직접 가입하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서는 불완전판매의 위험도 낮출 수 있다"며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로 인해 비대면 판매가 더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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