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9일 세계 최초로 뉴럴링크의 컴퓨터 칩 '텔레파시'를 이식받은 사지마비 환자 놀란드 아르보 /사진=뉴럴링크](https://thumb.mt.co.kr/06/2024/05/2024050915255261054_1.jpg/dims/optimize/)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럴링크로부터 뇌에 칩을 이식받은 사지마비 환자 놀드 아르보의 칩 장치에 문제가 발생해 뇌에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 규모가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WSJ 소식통에 따르면 아르보의 뇌에 이식된 칩의 실(threads) 일부가 원래 자리에서 이탈하면서 일부 데이터가 손실됐다고 설명했다. WSJ은 "뉴럴링크 측에 해당 문제를 문의하자 자사 블로그를 통해 구체적인 상황을 공개했다"며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럴링크는 미국 식품의약청(FDA) 임상시험 승인 8개월 만인 지난 1월 29일 세계 최초로 인간 두뇌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칩 '텔레파시'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텔레파시'는 25센트 동전 크기의 둥근 용기 안에 데이터 처리 칩과 배터리, 통신 장치 등이 장착됐고, 각각 16개의 전극이 달린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 64개가 부착돼 있다. 1024개 전극이 달린 실의 끝부분이 두개골 아래 이식돼 BCI와 두뇌를 연결한다.
![뉴럴링크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T) 장치 /사진=뉴럴링크 홈페이지](https://thumb.mt.co.kr/06/2024/05/2024050915255261054_2.jpg/dims/optim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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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이식 전문가들은 뉴럴링크의 칩이 뇌 조직 표면이 아닌 두개골 내부에 이식되기 때문에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워싱턴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인 에릭 로이타르트는 "엔지니어와 과학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는 뇌가 두개골 공간 내에서 얼마나 많이 움직이는지"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갑자기 움직이기만 해도 몇 ㎜의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이런 지적에도 뉴럴링크는 "현재 우리의 작업은 (마우스) 커서 제어 성능을 비장애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문자 입력 등 기능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번 칩 오작동은 뉴럴링크가 더 많은 임상 시험 참여자를 모집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칩 이식 상용화 등 FDA의 승인 절차가 지연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앞서 외신은 해당 연구에 대한 부작용 등 안전성과 윤리 문제 논란이 여전한 만큼 뇌 칩 이식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킵 루드윅 전 미국 국립보건원 신경공학 프로그램 책임자는 상용화까지 긍정적으로 판단해도 10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5월 FDA로부터 인간 대상 임상 연구 승인을 받았고, 같은 해 9월부터 루게릭병 등으로 인한 사지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