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발언 약 21분 가운데 2분을 외교안보 성과와 나아갈 방향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분량으로는 약 6400자 중 600자 수준이었다. 모두발언 이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복귀에 대한 대비책' '일본과 강제징용 문제'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협력 대응방향' 등의 민감한 현안 질의도 받았다.
美 트럼프 리스크, 日 강제징용 문제에도…미래지향적 답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성 추문 입막음' 혐의에 대한 재판에 출석해 있는 모습. / AFP=뉴스1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한미 동맹에 관해 미국 조야와 상·하원, 행정부의 강력한 지지가 있고 한미의 탄탄한 동맹관계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거기에 기반해 문제를 풀어간다면 원만하게 여러가지 협상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강제징용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협력을 요구할지'에 대해선 "한일관계는 과거사와 일부 현안에 대해 양국과 국민들 간 입장 차이가 확실히 존재한다"면서도 "그러나 한일관계는 우리 양국의 미래와 미래세대를 위해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야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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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북핵 대응이나 양국의 경제 협력, 인·태(인도·태평양)지역과 글로벌 사회에서 양국이 리더십 확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여러 현안이나 과거사가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만 확고한 목표 지향성을 가지고 인내할 것은 인내하면서 가야할 방향을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와 기시다 총리는 서로를 충분히 신뢰하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마음의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 /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 관련 현안에 대해선 긍정적 취지로 답변했지만 북한·러시아 불법 군사협력 등에 관한 현안 질문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명백한 위반" 등의 다소 강한 어조를 썼다.
윤 대통령은 '북한 무기가 러시아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쓰이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우크라에 살상용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공격용 살상 무기는 어디에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방침을 갖고 우크라 지원에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크라 전쟁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로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 불법 공격"이라며 "우리나라는 자유와 평화를 존중하는 대민(對民) 헌법 정신에 따라 우크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재건 지원 등에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러시아 동부 블라고베셴스크에서 약 200㎞ 떨어진 치올코프스키시 외곽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시스
대(對) 러시아 외교정책에 대해선 "러시아는 오랜 세월 우리와 좋은 관계를 맺어온 국가"라면서도 "최근엔 우크라 전쟁과 북한의 무기 도입과 관련해 우리와 서로 다른 관계에 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와는 사안별로 협력하고 입장 차에 따라 반대하거나 경계할 것은 그렇게 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관계는 가급적 원만하게 경제 협력과 공동 이익은 함께 추구하는 관계로 잘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