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케이블. /사진=대한전선.
국내 증시에서 상승률만 놓고 보면 전선은 반도체를 뛰어넘는 AI 수혜 업종이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주요 전선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했다. 최근 구리 가격의 급등세 역시 전선주 랠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직접적인 실적 수혜 여부를 지켜봐야 하고, 일부 종목에서 과열 신호가 포착된 점을 주의해야 한다.
올해 전선 관련 종목 주가 등락률. /그래픽=이지혜 기자.
AI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전선주의 급등세를 이끌었다. 전선은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의 핵심 부품이다. 전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확장 경쟁은 전선 기업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으로 이어졌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폭증 전망도 전선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 전망. /그래픽=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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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 확충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는 2028년까지 1000억달러(136조원), 아마존은 향후 15년간 1500억달러(204조원)를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자할 방침이다. 구글은 10억달러(1조3635억원)를 투자해 영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올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매출 기준)를 3441억달러(470조원)로 추산하면서 2028년에는 4387억달러(599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가 27% 커진다는 예측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9년까지 국내에 건설될 예정인 신규 데이터센터는 637곳에 달한다. 전체의 86%인 550곳이 수도권에 지어질 예정이다.
달리는 구리 가격도 호재로… "수익성 영향 예측 어려워"
구리 가격. /그래픽=이지혜 기자.
전선업계는 대부분 납품 계약 시 구리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 조항을 적용한다. 따라서 구리 가격 상승은 계약 규모가 커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다만 수익성 측면의 변동 여부는 예측하기 어렵다. 전선 발주와 생산까지 1개월 정도 시차가 존재해 구리 가격 변동에 따른 판가 및 원가 구조 변동을 따져봐야 해서다. 실적 개선에 따른 기대로 주가가 급등한 만큼 추가 계약 수주와 실적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력 수요 증가로 구리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발주 시점과 생산 시점 모두에 원재료 가격이 반영되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발주 시점 대비 생산 시점의 구리 가격이 더 높다면 수익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구리 가격 상승이 매출 확대는 보장할 수 있으나, 이익 측면에서는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