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대북정책·동맹체제…美 대선, 누가 되든 韓에 과제

머니투데이 백재원 기자, 김상희 기자 2024.05.0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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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미래포럼 2024' 개최 - 미국 대선과 22대 국회: 길을 묻다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4'에서 이영섭 뉴스1 대표(앞줄 왼쪽부터 반시계 방향)와 신원식 국방부 장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홍선근 엠티홀딩스 회장,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니콜라스 발렌티노 미시간대 정치학과 교수,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인선 국민의힘 국회의원, 박승희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4'에서 이영섭 뉴스1 대표(앞줄 왼쪽부터 반시계 방향)와 신원식 국방부 장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홍선근 엠티홀딩스 회장,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니콜라스 발렌티노 미시간대 정치학과 교수,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인선 국민의힘 국회의원, 박승희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6개월여 앞으로 다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국제정세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이 한국에 안보와 관련한 많은 과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공공연히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뿐 아니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시에도 동맹 체제의 변화 등 새로운 안보 질서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국 대선과 22대 국회: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4'에 참여한 국제정세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방위비 분담금 압박과 함께 대북 정책 변화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스콧 스나이더 KEI(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바이든 대통령 연임 시에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때 이뤄진 '워싱턴 선언'을 지속하며 한미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본격화하고, 북한 문제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트럼프 2기가 된다면 거래적 차원에서 방위비 분담 이야기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고, 안보와 핵 문제에 있어 한국이 더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는 대북 정책을 선회하거나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군비통제'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고, 한국 내에서 독자적인 핵 개발 동력이 되살아나거나 북미 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도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대한반도 전락자산 전개 비용과 한미 연합훈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고, 그럴 경우 미국의 방어 공약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돼 한국 내 독자 핵무장 의견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바이든 정부가 연장된 상황에서도 한미 동맹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은 동맹 변환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미 동맹도 변화가 불가피하고, 기존 북한 위협 대응의 단일 목적에서 벗어나 적어도 주한미군의 역할은 인도태평양 지역 전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스나이더 소장은 "한국은 먼저, 왜, 어떻게 한미 동맹이 다른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한국은 동맹임과 동시에 미국에 중요한 경제·기술 파트너로도 대두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카테고리가 달라져야 하고 좀 더 폭넓은 차원의 동맹국으로 자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홍선근 뉴스1 회장도 축사를 통해 "내치기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안보를 더욱 굳건히 하고 경쟁력 있는 주축 산업을 중심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면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며 한국의 경쟁력 강화를 촉구했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이 8일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4'에서 미국 대선과 한미관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미국 대선과 22대 국회: 길을 묻다'를 주제로 뉴스1과 국회미래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2024.5.8/뉴스1 (C) News1 박정호 기자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이 8일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4'에서 미국 대선과 한미관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미국 대선과 22대 국회: 길을 묻다'를 주제로 뉴스1과 국회미래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2024.5.8/뉴스1 (C) News1 박정호 기자
경제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 하에서는 공급망 회복과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대미 투자와 기술적 파트너십이 강조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에는 보편적인 관세 부과와 한국 기업의 중국 반도체 수출 제지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한미 동맹 강화에 따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하고 경제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기회비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신봉길 한국외교협회장은 "한미 동맹이 강화하면서 한중관계가 전반적으로 아주 불편한 관계가 됐다"며 "중국은 한국이 군사 안보 측면에서도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가담하고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대미 관계에서 일본의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공급망 등 대중 제재에 따라 중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이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의 분위기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에 대한 분석도 발표됐다.

니콜라스 발렌티노 미시간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민자 증가에 반대하는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장에 갈 동기가 훨씬 강한 반면,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은 공화당 성향 유권자보다 투표 의향이 낮아 민주당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며 "미국 정치 지형이 양극화되면서 무당파 성향의 유권자들이 정치에 좌절하고 관심을 점점 끄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낙태권 문제가 민주당 측에 크게 유리한 현안으로, 젊은 중도 여성 유권자들은 낙태권 박탈에 부정적 정서를 갖고 있고 올해 선거에도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 공 미국 루거센터 선임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의 2%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멀어질수록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이 불리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공 연구원은 "지금처럼 불경기에서 회복하는 시기에는 경제보다 중요한 문제가 없다"며 "백악관은 소프트랜딩(경제 연착륙)이 예전보다 힘들 것으로 보고 있어 바이든의 재선 도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낙태와 이민 문제도 중요하지만 경제 문제야말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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