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못 쓰는 '상처보호기' "개복 수술 후 감염 예방에 효과적"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5.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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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수술에서 수술 부위 감염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예방조치로 '상처보호기' 사용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니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팀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4개 병원과 전국 9개 의료기관과 함께 5년간 총 4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복강 내 염증이 심한 상황을 포함해 개복이 필요한 장(腸) 수술에서 상처 보호기를 사용한 환자와 일반적인 수술 거즈를 사용한 환자의 수술 부위 감염률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상처 보호기를 사용한 환자군은 10.9%에서 수술 부위 감염이 발생했다. 반면 일반적인 수술 거즈를 사용한 환자군은 20.5%에서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상처 보호기가 수술 부위 감염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상처 보호기 사용의 상대 위험감소율은 46.81%로 나타났다.

JAMA Surgery 온라인판에 실린 가톨릭대 연구진의 논문 내용. JAMA Surgery 전 세계 외과 관련 학술지 중 영향력 지수가 가장 높다./사진=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JAMAJAMA Surgery 온라인판에 실린 가톨릭대 연구진의 논문 내용. JAMA Surgery 전 세계 외과 관련 학술지 중 영향력 지수가 가장 높다./사진=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JAMA


수술 부위 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병원에서 흔히 발생하는 감염으로 환자의 예후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복부 수술에서 수술 부위 감염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예방 조치로 상처 보호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복강경이나 로봇수술과 같은 일부 제한된 상황에서만 상처 보호기 사용이 허가돼 복강 내 염증이 심한 환자의 개복 수술에서는 애초 사용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유니나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유니나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유니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WHO의 상처 보호기 사용 권장에 견고한 근거가 되고, 현재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보험 기준에 변화를 가져오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술 후 상처감염 예방에 있어 수술 중 일반적인 수술 거즈의 사용과 플라스틱 상처방어박 사용의 임상적 효능에 대한 다기관 무작위 연구(Plastic Wound Protector vs. Surgical Gauze for Surgical Site Infection Reduction in Open GI Surgery)란 제목의 이번 연구는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공식 학술지 'JAMA Surger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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