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 찐심'…정영식 범한그룹 회장 "수소 밸류체인은 우리가 1등"

머니투데이 김아름 MTN기자 2024.05.0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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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 찐심'…정영식 범한그룹 회장 "수소 밸류체인은 우리가 1등"


정영식 범한그룹 회장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해 친환경 에너지원 발굴과 개발이 세계 각국의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 '수소'는 온실가스가 '0'이라는 이유로 교통 이외 산업 전반으로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넷제로 달성'을 외친 세계 각국과 유수 기업들이 수소 산업 확장에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우리나라에도 '수소'에 진심인 기업이 있다. 머지않은 '수소경제'를 대비하고자 전 분야에 걸쳐 연구 개발과 투자를 단행하며 퍼즐을 하나 둘 맞춰나가는 곳. 바로 '범한그룹'이다.



범한그룹은 수소 산업 전(全) 주기 기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하에, 범한산업의 첨단 수소 압축기 기술을 시작으로 2019년 범한퓨얼셀㈜을 물적 분할해 설립, 잠수함용 및 건물용 수소연료전지 제조와 수소 충전소 구축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재작년 범한메카텍을 인수, 액화수소 저장 기술과 범한자동차의 모빌리티 역량 등으로 수소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범한그룹이 그리는 '수소 청사진'에 대해 듣고자 정영식 범한그룹 회장을 경남 창원의 본사에서 직접 만나, 그간의 사업 성과와 구상하는 비전 등을 들어봤다.

-범한그룹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지주 사업회사인 범한산업을 중심으로 총 8개 회사가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전체 총 자산 규모는 9800억원, 약 1조원 가까이 되는 회사로, 1990년에 창업해 34년 역사를 지닌 회사다. 범한퓨얼셀은 2019년 말 지주회사 범한산업으로부터 물적 분할 후 2022년 상장이 된 수소 전문 기업이다.

-수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출발은 방산분야다. 특히 잠수함 수소연료전지 사업으로 시작했으며, 오늘날 여러 기후 환경에 따라서 수소 산업이 각광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수소 산업 전반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게 됐다.


-잠수함 수소연료전지 모듈이 장보고-III(KSS-III) Batch-II 3번함 사업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잠수함 사업은 시장 진입 장벽이 매우 보수적인 시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이 발달돼 있어 잠수함 기술이 오래 전부터 발전돼 왔다. 순수한 우리 기술로 잠수함이 건조된 것은 장보고3 사업이 처음인데, 그 잠수함에 (범한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모듈이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계열사간 변화가 적지 않게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계열사들마다 각각 수소 사업과 연관된 역할이 어떻게 주어지는 것인지 궁금하다.

▲수소 에너지 밸류체인에 수소를 생산, 저장하고 운송, 또 이를 활용하는 전(全) 주기 체계가 있다. 범한그룹은 이 체계에서 생산, 저장, 그 다음에 운송, 활용에 관한 전 분야의 기술에 투자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인수·합병한 범한메카텍은 수소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으며 , 범한산업은 기존 수소압축기를 자체적으로 제조, 범한퓨얼셀은 수소 연료전지와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활용 단계에선 모빌리티 등 자동차나 수소버스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본격적인 수소 사회 진입 시기는 언제로 보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범한그룹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전 세계적으로 미래는 탈탄소 사회로 간다는 것에 의심하지 않고 있다. 다만 얼마만큼 가속을 붙여서 하느냐 문제가 있는데 현재 기후 위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생각보다 더 빨리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완전한 상업화 시기는 2030년 정도로 보고 있다. 범한그룹은 그 때를 대비해 인프라 구축 등 일찌감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시장 또는 기업과 협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소 연료전지에 관한 시스템이나 스택 기술 특허를 (범한그룹이) 자체적으로 보유해 독자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특히 액화수소 충전소의 경우 아직 국내 기술 실증된 사례가 없어 시장 진입 장벽이 사실상 매우 높다. 그래서 일본의 미츠비시 중공업이나 미국의 차트인더스트리 등과 상호 협력 관계를 맺고 공동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해 에너지로 수출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중동과 호주 현지 기업들과 접촉하며 수소 인프라 구축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수소 생태계를 대비해 필요한 지원책은 무엇인지.

▲수소 사회는 기업들로만 끌고 나갈 수 없다. 기업의 역할은 선제적으로 연구·개발 등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고 미래 사업에 대비하는 것이다. 활용의 부분에서 고려하면, 수소 에너지 활용은 비용 증가를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국가와 정부의 인센티브 등의 지원 제도가 필요하다. 또 탄소를 과도하게 배출하는 에너지원에 대해선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식도 반영돼야 한다. 현재 기후협약 총회 등에서 이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각국에 권고하고 있는 상태인 만큼, 이러한 정책이 마련돼야 수소사업이 꽃을 피울 것으로 생각한다.

- 끝으로 범한그룹의 성장 비전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 수소 산업은 미래 산업이다. 지금 현재 당장 수소가 경쟁력이 있는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앞으로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해선 수소가 그 매개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수소 산업 역시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범한그룹은 여러 수소 산업을 진행 중인 회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최근 3년간 흑자를 내는 회사에 포함돼 있으며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갖고 있다. 특히 수소 연료전지 시장에 매우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고 있어, 관련 시장을 토대로 성장 구도를 잡아 나가고 있다는 좋은 여건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김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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