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푸틴 "다극세계질서 구축…국가안보가 최고 우선과제" 스푸트니크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유라시아 통합을 위한 파트너를 비롯한 다른 주권국가들과 함께 다극세계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평등하고 해체 불가능한 안보체계를 세우겠다"고 연설했다.
유라시아경제연합은 2010년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가 관세동맹을 결성한 것을 계기로 출범한 단체로, 유라시아 지역에 유럽연합(EU)과 같은 경제권역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주축을 맡고 있는 단체로, 달러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기축통화를 출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방과 대화 거부 안해, 단 조건 대등해야"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러시아의 발전을 가로막기에 급급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한 번도 대화 제안을 거절한 적이 없다"며 "러시아를 정직하고 믿음직한 파트너로 생각하는 국가라면 누구든 우정을 쌓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방과 대화를 거부하지 않는다"면서도 "안보, 전략적 안정성 등에 대해 서방과 대화할 수 있지만 상호 이익을 존중하는 대등한 조건에서만 가능하고, 선택은 그들(서방) 몫"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단결된 위대한 국민"이라며 "함께라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선에서 득표율 87.28%로 역대 최고 득표율 기록과 함께 5선에 성공했다. 이번 임기는 2030년까지 6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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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은 푸틴 취임식 보이콧…한국은 주러 대사 참석이날 취임식에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서방국은 참석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푸틴 대통령의 5선을 축하할 생각이 없다는 취지다.
지난 3월 대선 절차가 민주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도 있다. 3월 대선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포함한 모든 선거구에서 속이 비치는 투명 투표함을 비치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는 총을 든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현지인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투표를 실시했다.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임 외국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이도훈 주러시아 한국대사를 포함한 외국 대사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국, 러시아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러시아는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 미국, EU 회원국 등과 함께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분류했다.
이듬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회담한 후 러시아의 군사위성 기술과 북한의 포탄을 맞바꾸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북한은 이 거래를 통해 얻은 기술로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화성11형 미사일 등을 제공받아 우크라이나 공습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러시아가 국제연합(UN·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활동기간 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탄약 공급을 위해 북한을 두둔하려 하느냐"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국제사회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하며 유엔 안보리 표결로 1년씩 활동기간을 연장해왔다. 러시아 거부권 행사로 현재는 활동기간이 종료됐다.
양국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푸틴 대통령은 신임 외국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사와 만나 "러시아와 한국의 협력이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파트너십 궤도로 복귀할지는 한국에 달려 있다"며 "러시아는 이를 위한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