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조정 앞둔 건설사와 금융권의 과거 순이익 추이/그래픽=조수아
7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도급순위 20권의 건설사들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어들인 순이익은 16조9166억원으로 17조원에 육박한다.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인 활황을 보인 2020년 4조2272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집값이 정점에 달한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5조원 넘는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도급순위 16위 태영건설이 1조6000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냈음에도 상위권 건설사들의 순이익은 2조원을 웃돌았다.
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부동산 PF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돼 전체 여신의 20% 이내로만 PF 대출 취급이 가능했다. 하지만 부동산 초호황기에 이익을 내기 위해 토지담보대출(토담대) 늘리는 식으로 규제를 우회했다. 토담대를 한때 20조원 가까이 늘린 것도 여신 한도와 충당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거시금융·경제정책 총괄 모임인 F4 회의에서 최근 업계의 '리스크 회피' 분위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캠코(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수조원 규모의 PF 부실 사업장(채권)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일각에선 '도덕적 해이' 논란도 불거진다. 호황기 막대한 이익은 건설사나 금융회사가 챙기고 위기시 거액의 손실은 정부가 떠안을 수 있다는 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