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벌어 국내에 투자해도 '유턴'…외투와 차별 없앴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4.05.0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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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유턴기업 지원정책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05.07.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유턴기업 지원정책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05.07.


산업통상자원부가 7일 내놓은 '유턴 지원전략 2.0'이 이전 지원 전략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자본 리쇼어링(reshoring)' 개념의 도입이다. 해외에서 번 돈을 국내에 투자하는 것 역시 유턴 투자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와 국내복귀기업(유턴기업)의 '역차별 해소'다.

해외에 나간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은 결국 국내 투자 활성화와 직결된다. 국내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망설이는 요인 중 하나는 '역차별'이다. 그동안 정부는 외국인 투자 지원책엔 적극적이었지만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번 돈을 국내에 투자할 땐 아무런 혜택을 주지 않았다. 똑같은 해외자본인데 외국 기업이 투자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한국 기업이 국내 투자하면 홀대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다보니 해외 진출 기업들은 해외에서 번 돈을 해외 공장 신·증설 등에 투입했다. 인건비와 인센티브 등의 혜택이 국내 여건보다 나은데 국내에 투자할 유인이 부족했다. 해외에 진출한 일부 기업들은 해외사업이 망하면 국내로 유턴한다고 여길 정도였다.

정부는 2013년 8월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작으로 그간 꾸준히 유턴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유턴기업은 총 148개에 불과하다. 기업 수도 2021년 26개 이후 2022년 24개, 2023년 22개로 줄었다.



정부는 유턴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바꾸기로 했다. 해외에서 잘 된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경우도 '리쇼어링'으로 인정,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해외에서 돈 벌었다고 눈치를 주는 대신 상을 주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기업의 자본리쇼어링 규모는 총 434억5000만 달러(약 59조원)로 만만치 않은 액수다.

산업부는 자본 리쇼어링 외에도 유턴 인정 업종에 유통업을 추가하는 등 유턴기업 범위를 확대하고 지원 요건도 완화했다. 유턴기업 인정을 확대하는 것은 기업들이 가장 바라던 부분이기도 하다. 정부가 인정하고 지원하는 유턴기업이 늘면 국내 투자도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경쟁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외 투자를 해야 하는 첨단산업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할 경우에도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없이 유턴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기존 첨단기술, 소부장 핵심기술 외에도 국가전략기술, 첨단전략기술, 미래자동차 부품·제품 등 전략업종을 추가한다.


정부는 이번 전략 발표로 유턴기업의 투자계획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턴기업들의 투자계획은 △2019년 3948억원 △2020년 5400억원 △2021년 7715억원 △2022년 1조1078억원 △2023년 1조1361억원 순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공급망 재편, 미·중 전략경쟁, 자국 보호주의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첨단산업 등의 국내복귀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국내 투자를 늘리기 위한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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