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윤선정
최근 배정받은 공모주를 매도한 20대 투자자 정모씨의 말이다. 올해 초 '따따블'(공모가의 4배)도 심심치 않게 보였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미지근해진 모습이다. 이달 주요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공모주 시장의 부진이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7일 코스닥 시장에서 초소형 이차전지 제조사 코칩 (22,000원 ▼100 -0.45%)은 공모가보다 1만450원(58.06%) 오른 2만8450원에 마무리했다. 장 초반 3만38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상승 폭을 줄였다. '따블'(공모가의 2배) 혹은 따따블을 기다렸던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 흐름이다.
증시 분위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과하게 높아진 공모가가 상승을 제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상장한 대부분의 종목이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을 넘겨 확정했다. 코칩과 디앤디파마텍, 민테크의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을 평균 24% 넘겨 책정됐다.
다만 새내기주의 첫날 상승 폭 감소 추세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과열됐던 공모주 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 제도가 그간 단기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장기적으로는 급등 현상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했다.
HD현대마린·노브랜드 상장…"고평가 해소해야"
/사진=임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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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한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376,500원 ▼5,000 -1.31%) 이후 가장 큰 규모의 IPO다. 하지만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있다. 2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445만주를 구주매출로 내놓은 점도 악재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 단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다소 높다고 판단되고 있다"며 "단기 차익 실현 참여에 대한 분위기는 (상장 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 상장을 앞둔 의류 제조업체 노브랜드도 가치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상장 준비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지표를 주가수익비율(PER)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바꿨는데,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이 주요인이라는 분석 탓이다. 소비재 가업이 PBR를 적용한 전례가 드물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PBR를 활용하는 경우는 기계장비, 전력기업 등 유형자산의 비중이 큰 기업을 제한돼왔다. 올해 첫 바이오 새내기 오상헬스케어 (14,370원 ▼460 -3.10%)도 이 같은 논란이 있었다. 현 주가는 공모가를 크게 밑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