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TF(상장지수펀드)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수료 인하 경쟁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경쟁은 소비자를 이롭게 한다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양상은 정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자산운용사들의 ETF 수수료 내리기 경쟁은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전략이 특별할 것도 없다. 그저 타사 상품보다 1BP(0.01%포인트)라도 더 싸면 그만이다. 예를 들어 A운용사가 코스피 지수 상품의 보수를 20BP로 낮추면 B운용사는 15BP로 낮추고 이에 질세라 C운용사는 10BP로 낮추는 식이다. 전형적인 치킨게임이다.
타사의 시각은 곱지 않다. 단순히 시장 점유율을 뺏기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이 걸린 문제다. 삼성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여전히 국내 ETF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점유율은 40% 미만으로 떨어졌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격차는 갈수록 줄어든다. 3~4위 운용사들의 점유율도 빠르게 치고 올라온다.
아무리 그래도 무작정 수수료만 낮추는 식의 경쟁이 과연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자산운용업의 본질은 좋은 상품을 연구하고 개발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좋은 상품을 만들려면 당연히 비용이 든다. 상품 경쟁력이 없으니 낮은 수수료만 내세우게 되고 낮은 수수료는 다시 경쟁력 없는 상품을 만들어낸다.
이미 수수료가 낮아질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1~2BP 더 낮추는 것이 비용절감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수수료 인하라는 편한길을 선택하기 보다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드는 일에 더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