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크는 4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준호가 팬 투표를 통해 2023~2024시즌 구단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한국의 플레이메이커는 중앙 미드필더 바우터르 뷔르허르를 제치고 올해의 선수를 거머쥐었다"며 "배준호는 아직 20세에 불과하다. 하지만 bet365(홈 구장)에서 멋진 데뷔 시즌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스토크는 "배준호는 (지난해 여름)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스토크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존재가 됐다. 8개월 동안 '한국의 왕'을 응원했다. 스티븐 슈마허 감독의 1군 선수단에서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당시 배준호는 구단을 통해 "항상 영국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 꿈이 이뤄졌다"며 "이제 시작일 뿐이며 스토크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싶다. 영국에 왔기 때문에 경기장 안팎으로 적응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적응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스토크도 "새로운 환경을 맞이한 배준호는 적응 단계가 필요하다. 그의 잠재력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구단과 경기 스타일에 적응을하면서 계속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어 "배준호를 영입하기 위해 우리는 큰 노력을 기울였다. 배준호가 다른 구단의 관심을 받았지만 스토크에서 다음 도전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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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크의 바람대로 배준호는 차츰차츰 잉글랜드 적응력을 키워나갔다. 시즌 초반에는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됐지만 스티븐 슈마허 감독의 신뢰 속에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올 시즌 총 37경기(선발 24)에 출전했다. 배준호 영입을 주도했던 알렉스 닐 감독이 지난해 12월 경질되며 입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슈마허 감독에게도 눈도장을 톡톡히 찍으며 현재는 당당히 팀 에이스가 됐다.
당시 스토크 지역지 스토크센티널은 배준호에게 팀 상위권 평점인 7을 줬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배준호에게 평점 6.4를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의 평점은 6.0이었다. 경기 후 닐 감독은 "배준호는 투입 후 공을 빠르게 돌리고,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팀을 상대로 자책골을 유도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1월 스토크는 '2023~24시즌 FA컵' 3라운드(64강) 홈경기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 2-4로 역전패했지만 배준호는 EPL 강팀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선제골에 기여했다. 전반 16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든 배준호는 낮게 크로스를 올렸다. 볼은 반 헤케 발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배준호의 골과 다를 바 없는 득점에 스토크 선수들은 배준호를 일일이 안아주며 축하했다.
스토크 지역지 '스토크 센티넬'은 배준호에게 최고 평점인 7점을 줬다. 그러면서 "도전을 향한 여러 차례 사랑스러운 발재간이 나왔다. 또 중요한 1~2개의 패스를 넣어주는 좋은 시야도 갖췄다"고 호평했다.
이어 배준호는 다음 미들즈브러와 35라운드를 통해 2경기 연속골을 폭발시켰다.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배준호는 풀타임을 뛰며 득점뿐 아니라 측면에서 장기인 드리블 돌파와 동료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패스로 스토크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40분 터진 배준호의 선제골은 그야말로 '원더골'이었다. 상대 진영 중앙에서 볼을 잡은 배준호는 페널티박스까지 드리블 돌파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출신 수비수 루크 아일링이 배준호와 몸 싸움을 펼쳤지만 강한 어깨에 튕겨 나갔다. 배준호는 골대 구석을 노린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배준호는 홈팬들에게 달려가 골세리머니를 펼쳤다. 현지 해설진은 "배준호가 그냥 슛을 때려 버렸다. 정말 원더풀(환상적인) 골이다. 정말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배준호는 득점 외에도 패스 성공률 100%(20/20)에 달했다. 배준호의 패스 대부분이 전진패스였다는 점이 놀랐다. 또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성공 1회, 리커버리 5회 등을 기록했다. '풋몹'은 배준호에게 가장 팀내 세 번째 평점인 8.0을 부여했다. 추가골을 넣은 베이커와 중앙 미드필더 부터 버거가 8.2로 가장 높았다. 또 다른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팀 내 두 번째인 7.6을 부여했다.
현지 매체의 극찬도 쏟아졌다. '스토크 온 트렌트 라이브'는 평점 8을 부여하며 "어려운 상황에서 평소와 같은 기술로 환상적인 골을 쏘아 올렸다. 홈 구장은 그의 이름을 외치며 열광했다"고 전했다. 이어 "25m 드리블 돌파 후 득점뿐 아니라 크로스, 패스로 동료들을 도왔다"고 전했다. 슈마허 감독도 "배준호가 중요한 순간에 훌륭한 마무리 능력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배준호는 도움 1개와 패스성공률 90%(35/39), 키패스 3회, 드리블 성공 4회 등을 기록했다. 수비 지표에도 뛰어난 활약이 드러났다. 태클 성공 2회, 가로채기 1회, 리커버리 11회, 지상볼 경합 승리 8회 등을 올렸다.
최고 평점도 배준호의 차지였다. '풋몹'은 배준호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8.7을 주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또 다른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도 배준호와 선제골을 넣은 키-야나 후버르에게 가장 높은 8.1을 부여했다. 스토크 지역지 '스토크센티널'은 배준호에게 "부드러운 발놀림이 돋보였다. 공이 없는 지역에서도 항상 열심히 뛰고 경계했다"며 "(2선에서) 루크 컨들과 호흡도 좋았다"고 평하며 평점 8을 부여했다.
배준호의 활약 덕에 스토크도 이날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잔류를 확정했다. 시즌 중반까지 강등권이었던 스토크는 최근 3경기 2승1무로 막판 상승세를 타며 잔류에 성공했다. 현재 승점 53(14승11무21패)로 24개팀 중 18위에 올라 있다. 스토크는 이날 오후 8시30분 브리스톨 시티와 홈에서 최종전을 치른다. 이날 킥오프전 배준호는 구단 올해의 선수 트로피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