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일본이 왜 어렵냐면"…중국과 묶어 '외국인 혐오' 국가 비판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5.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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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월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반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월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반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랜 동맹인 일본을 중국, 러시아와 함께 '외국인 혐오'(xenophobic) 국가로 언급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선거 자금 모금행사에서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이민자 혐오증을 지적하며 이민자 수용이 미국 경제에 주는 효과를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아시아계 미국인 등을 향해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이민자를 환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왜 그렇게 부진한지, 일본은 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러시아와 인도는 왜 그런지 생각해보라"며 "그들이 외국인 혐오증에 걸리고, 이민지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민자들은 우리(미국)를 강하게 만드는 존재"라며 이민자 수용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서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전년의 1.9%에서 둔화한 0.9%로 제시했다. 반면 미국의 성장률은 전년의 2.5%보다 높은 2.7%로 전망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민자들의 노동력 확대가 미국의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추정했다.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게 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를 "인간이 아닌 동물"이라 표현하고, "조 바이든의 국경 피바다가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반이민 정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위해 동맹국을 이용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중국의 경제난과 이민자 수용을 거부하는 점에 대한 지적을 되풀이했다. 특히 이번에는 러시아뿐 아니라 3주 전 미국에서 정상회담과 국빈만찬을 한 오랜 동맹국 일본도 추가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규정하고, 새로운 군사 협력을 발표하는 등 양국 동맹 관계를 강화했다. 통신은 "일본이 미국의 주요 견제 국가(중국·러시아)와 함께 언급됐다는 사실은 일본 정부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은 아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 등 일본 주요 언론도 바이든 대통령의 문제 발언을 다루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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