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남자끼리 아웃백에 간다고?"…패밀리 레스토랑의 변신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5.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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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이 선보인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러브 페어링' 신제품. /사진=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이 선보인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러브 페어링' 신제품. /사진=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27년 만에 브랜드 콘셉트에 변화를 준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가 올해 '연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매출액보다 10% 가량 성장한 수준이다. 아웃백은 1997년 한국 진출 이후 지켜오던 '패밀리 레스토랑'이란 브랜드 콘셉트를 '캐쥬얼 레스토랑'으로 변경하고 소비층을 가족 단위에서 전 연령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웃백은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디타워점에서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러브 페어링'을 소개하는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아웃백은 지난달 중순 새로운 브랜드 콘셉트를 발표하고, 신메뉴를 선보였다. 아웃백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가족의 외식공간'에서 친구와 연인, 그리고 다양한 모임 등 '우리 라이프스타일 속에 함께하는 외식공간'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지향점을 제시했다.



브랜드에 변화를 준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사회의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1990년대 아웃백을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처음 경험했던 어린 고객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가족의 개념'에 변화가 생겼다. 과거 부모와 자녀 2인 형태의 4인 가족들이 아웃백의 주요 고객들이었다면 이제는 이 같은 구성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주요 고객층이 가족에서 전 연령으로 다양해졌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가 남성 고객들의 방문이다. 과거에는 아웃백을 찾지 않던 남성 고객들이 4~5년 전부터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남성 친구나 직장 동료끼리 아웃백을 찾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정필중 아웃백 직영사업본부장(전무)은 "매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친구와 연인, 가족까지 아우르는 레스토랑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필중 bhc 직영사업본부장이 아웃백 캐주얼 다이닝 전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주동일 기자)정필중 bhc 직영사업본부장이 아웃백 캐주얼 다이닝 전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주동일 기자)
아웃백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메뉴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특히 아웃백하면 떠오르는 투움바 파스타와 오지 치즈 후라이즈와 같은 대표 메뉴와 차별화를 주기 위해 무게를 뒀다. 스테이크 전문점이지만 다른 메뉴로 익숙한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한 시도다.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안심 스테이크(워카바웃 웰링턴 스테이크)'를 선보이고, 스테이크 메뉴도 새로 출시했다.



브랜드 콘셉트 변화를 통해 아웃백은 올해 연매출을 5000억원 대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정 본부장은 올해 매출 목표에 대한 질문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영향으로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전년 대비 10%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웃백은 지난해 매출액 4576억원, 영업이익 790억원을 기록했다.

아웃백은 매장 위치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재편하는 이른바 '리로케이션' 전략이다. 아웃백은 길거리 매장을 고객 집객효과가 높은 백화점·아웃렛 등 복합쇼핑몰로 이전하고 있다. 최근 재개장한 코엑스스타필드점과 평촌롯데점, 부산광복롯데점 등에서 20~30%의 매출 상승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웃백은 올해 3개의 신규 리로케이션 매장을 열 계획이다.

한편 아웃백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배경에 대해 M&A(인수합병)와 관련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아웃백을 100% 소유한 bhc그룹의 지주사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는 사모펀드 MBK가 최대 주주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재매각 시점을 통상 5년으로 보는데, bhc는 2021년 11월 아웃백을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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