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20대 이모씨는 지난달 20일 경기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린 EDM(전자음악) 페스티벌에서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40만원을 썼다. 10만원대 티켓 2장에, 6000원짜리 맥주 3잔과 1만원대 보드카 '샷'을 마셨다. 놀이공원 내 식당과 교통수단 등을 이용하니 금세 수십만원이 들었다.
고물가 시대, 한국판 '펀플레이션'(fun+inflation) 현상이 소비자들 이목을 집중시킨다. 펀플레이션은 재미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합친 용어로 지난해 10월 한 미국 일간지가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매체는 미국 내 공연·외식·여행 등 재미를 추구하는 비용이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코로나19(COVID-19) 때 2년 동안 공연이 쉰 탓에 공연자가 최초 내한이거나 수년만에 오면 어떻게든 공연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싸도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중음악 공연 다음으로 전체 티켓 판매액이 높은 뮤지컬 팬들도 공연 가격 인상을 실감한다. 현재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 뮤지컬 '시카고' 등 공연의 객석 최고가는 18만원에 달한다. 1000석 이상 관객을 수용하는 대극장의 라이선스 뮤지컬 티켓 가격들은 이 가격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뮤지컬학과 졸업생 A씨(26)는 "오디션을 볼 때 지침이 되니까 트렌드나 내용을 알기 위해 극장에서 뮤지컬을 보려고 한다"며 "식당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1달에 1번은 대극장 공연에 가는데 앞자리 가격은 코로나19 전보다 4만~5만원씩 올라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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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애호가인 송모씨(27)도 "대극장 뮤지컬은 1년에 1번도 안 하는 경우도 있고 같은 뮤지컬이어도 캐스팅이 다르면 또 다른 공연이라고 생각해 여러 번 봤지만 이제는 'N차 관람'(좋아하는 공연을 여러 회차 관람하는 것)을 안 한다"며 "그래도 볼 사람은 많다. 웃돈 안 얹으면 다행"이라고 했다.
지난달 20일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에서 열린 EDM(전자음악) 페스티벌. /사진=독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