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HBM, 내년도 거의 완판…생산능력 적기확충"

머니투데이 이천(경기)=유선일 기자 2024.05.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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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일 이천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했다.사진=SK하이닉스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일 이천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했다.사진=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일 "우리 회사의 HBM(고대역폭메모리)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Sold-out, 완판)됐고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이날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AI(인공지능)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미래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로 생산 능력을 적기에 확충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곽 사장은 향후 HBM 사업 계획에 대해선 "시장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이달 중 제공하고 3분기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HBM4도 내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

곽 사장이 밝힌 HBM3E 12단 제품 양산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HBM3E 12단 제품에 대해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 내년 수요에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HBM3E 12단 양산 시작 시점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다소 빠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후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HBM3E 제품의 샘플을 공급 중"이라며 "2분기 중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일 이천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했다.사진=SK하이닉스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일 이천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했다.사진=SK하이닉스
곽 사장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예상되는 HBM 부문 누적 매출은 최대 170억달러로 추정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시장 변화도 있어서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은 백수십억달러 정도"라고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뉴스룸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자사의 같은 기간 HBM 총매출이 100억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매출 규모가 삼성전자보다 클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곽 사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HBM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선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증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 다양한 요인으로 데이터와 모델 사이즈가 증가하면서 급격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연평균 60% 정도의 수요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HBM4 이후가 되면 커스터마이징(맞춤형) 니즈(수요)가 증가하면서 그런 것이 트렌드화되고 결국 점점 수주형 비즈니스쪽으로 가면서 공급과잉 리스크는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경쟁력 확보 배경에 대해선 "SK하이닉스가 SK 그룹으로 편입된 직후인 2012년부터 메모리 업황이 매우 좋지 않아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이 투자 규모를 예년 대비 10% 이상 줄였는데 SK그룹은 투자를 늘리는 결정을 했고 여기에 HBM 투자도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고객, 협력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업했기 때문에 모든 게 잘 이뤄져 지금의 HBM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최태원 SK 그룹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으로 각 고객사 및 협력사와 협업 관계가 구축됐고 그것이 곧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최우진 SK하이닉스 P&T(Package&Test) 담당 부사장은 HBM 패키징 기술인 MR-MUF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도입한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는 MR-MUF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신규 보호재를 적용해 방열 특성을 10% 더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HBM4에도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해 16단 제품을 구현할 예정"이라며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기술 역시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식 SK하이닉스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은 2027년 첫 팹(Fab)이 준공되는 용인 클러스터와 관련해 "1기 팹 1단계 클린룸에서는 D램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준비를 기준으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2기, 3기 팹은 정해진 것이 없고 급변하는 수요에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TSV(실리콘관통전극) 공정을 포함한 패키징 생산은 현재까지는 용인에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아 미국 인디애나 팹과 겹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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