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내일 새벽 실적 발표…악재 속 유일한 희망은?[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5.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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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

최근 1년간 애플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최근 1년간 애플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애플이 2일 장 마감 후(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이후) 회계연도 2분기(올 1~3월) 실적을 발표한다.

애플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부정적인 소식과 긍정적인 소식이 하나씩 전해졌다.

부정적인 소식은 애플의 아이폰을 포함해 휴대폰에 들어가는 혼합 신호 칩(Mixed Signal Chip)을 생산하는 스카이웍스가 4월30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스마트폰 수요 약화를 경고했다는 것이다.



스카이웍스는 올 1~3월 분기에 "예상보다 낮은 최종시장의 수요"로 인해 휴대폰 사업의 매출액이 정상적인 추세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또 올 4~6월 분기에도 "모바일 사업의 매출액은 과잉 재고가 소진되며 통상적인 계절적 추세를 밑돌아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예상했다.

스카이웍스는 지난해 9월말에 종료된 회계연도 2023년에 전체 매출액 중 66%가 애플에서 발생했다.



"악재 반영, 주가 충분히 낮다"
반면 긍정적인 소식은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토니 사코나기가 지난 4월30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부진과 반독점 문제, AI(인공지능) 전략에 대한 의문 등으로 주가가 투자할 만한 수준으로 충분히 낮아졌다고 평가했다는 점이다.

그는 "애플은 매출액 성장세 약화로 주가가 상당폭 하락했고 투자자들은 중국 사업이 구조적으로 훼손됐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애플의 사업 전망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믿고 있으며 주가 조정은 매력적인 진입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에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에 이어 애플의 가장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서 아이폰 출하량이 2분기 연속 감소한 영향이다.


매출액 4.7% 감소 전망
블룸버그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애플은 올 1~3월 분기 매출액이 90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당순이익(EPS)은 1.50달러로 예상된다.

올 1~3월 분기에 아이폰 매출액은 457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패드 매출액은 11% 감소하고 맥과 웨어러블 매출액은 각각 5%씩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일스 투자관리의 설립자인 댄 나일스는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애플의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경쟁은 계속되고 있고 AI 경쟁에서는 뒤처졌으며 애플이 제시했던 올 1~3월 매출액 가이던스는 정확히 3년 전 수준과 같은데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로 상당히 높다"며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비싸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비스 매출액은 성장 기대
다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몇 가지 희망적인 소식은 있다. 첫째는 올 1~3월 분기 서비스 매출액이 23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또 매출액총이익률도 46.6%로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 향상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다음달 개최하는 세계 개발자회의(WWDC)에서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에 생성형 AI를 통합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도 주가에 상승 촉매가 될 수 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자체적인 AI 모델을 출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애플은 AI 경쟁에서 뒤처져 있다. 애플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 미리 상세한 내용을 공개한 전례는 없지만 AI 전략에 대해 이번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어떤 힌트라도 제시할지 주목된다.

애플의 AI 전략은?
생성형 AI는 클라우드 수준에서는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판매가 많지 않은 틈새시장에 불과하다.

구글과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PC 제조업체들도 AI PC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AI 애플리케이션이 스마트폰이나 PC 매출을 크게 견인할만한 획기적인 기능으로 부각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PC 등을 제조하는 애플이 개인용 하드웨어 기기에서 AI 활용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AI 전략을 제시한다면 애플 주가는 상승세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 때가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다.

AI, 아이폰 슈퍼 사이클 촉발할까
이와 관련, 에버코어 ISI는 1일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은 경쟁사들과 달리 AI 투자와 전략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애플의 절제된 전략을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플은 자사 운영체제인 iOS를 사용하는 20억명 이상의 고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이고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해 자사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보완재로 AI를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은 엣지(개인용 하드웨어 기기)에 AI를 배치하는데 초점을 둔 확고한 AI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아이폰의 슈퍼 사이클을 촉발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간은 1일 보고서에서 "부진한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AI 활용을 위한 잠재적인 (기기) 업그레이드 사이클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애플을 둘러싼) 심리는 개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실적 발표는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조정과 관련한 역풍과 소비자 지출에 대한 압박으로 인한 경기 순환적 도전에 대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 투자자들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 주가는 올들어 12.1% 하락하며 올들어 5.2% 오른 S&P500지수에 비해 상당히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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