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도 학원 뺑뺑이 돌더니…'50점도 못받은' 아동행복지수

머니투데이 박상혁 기자 2024.05.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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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이 발표한 2024 아동행복지수에 따르면 한국 아동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45.3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스1초록우산이 발표한 2024 아동행복지수에 따르면 한국 아동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45.3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스1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들이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초록우산이 발표한 '2024 아동행복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100점 만점에 45.3점에 그쳤다.

아동행복지수는 △수면 △공부 △미디어 △운동 등 4개 생활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이 4가지 영역이 권장기준에 해당하는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행복감이 1.9점 더 높다.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29일까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1만14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근거로 작성됐다.

자료에 따르면 아동들 수면시간은 전반적으로 줄어든 반면 공부 시간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소 수면을 하는 아동들은 18.8%였고, 과다공부를 하는 아동들은 65.1%였다.



불면을 겪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이 9.3% △초등학교 고학년이 11% △중학생이 15.3% △고등학생 18.7%였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이유론 늦은 시간까지 휴대전화 등 미디어 활동을 하느라가 29.2%로 제일 많았다. △소음 등 환경적 이유가 24.4% △해야 할 일이 많아서가 17% △내일 할 일 등 걱정이 많아서가 9.7%였다.

공부 압박을 받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행복지수 점수가 1.79점 낮은 44.16점을 기록했다. 압박받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수면시간과 여가는 짧지만 학업 시간은 더 긴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우리나라 아동 평균 78.1%가 주중에 학원을 다니고 57.2%는 주말에도 학원에 다닌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중 84.5%가 주중에 학원을 다닌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초중고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022년에 비해 4.5% 오른 27조 1000만원을 기록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2022년 대비 지난해 0.2%p 오른 78.5%였다. 초중고 학생 100명 중 78명이 학원 등에 다닌다는 뜻이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2024 아동행복지수'는 우리나라 아동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는 중요한 지표다"며 "아동의 행복에 균형 잡힌 생활시간을 보장하고, 아동들의 심리 정서를 살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아동행복지수를 아동의 삶을 들여다보는 기준이 되는 지표로 향후 아동복지사업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내용을 보다 구체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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