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올랐다"..5대 은행 가계대출 700조 재돌파 '코앞'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4.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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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그래픽=조수아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그래픽=조수아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달 5조원 넘게 늘어나며 7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골고루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절적인 영향과 공모주 청약 등 일시적인 요인과 함께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2527억원으로 전월(693조5684억원)에 비해 5조6843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세를 감안할 때 가계대출 잔액은 2022년 5월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7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가계대출 증가에는 주담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지난 29일 기준 540조2446억원으로 전월(536조6470억원)에 견줘 3조5976억원 늘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2022년 4월 이후 11개월 만에 전월과 비교해 4494억원 줄어든 바 있다.

지난달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이날 기준 4072건으로 전월(2511건)과 견줘 크게 늘었다. 이는 2021년 7월(4680건) 이후 최대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도 3월 마지막주부터 5주 연속 상승세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신설된 신생아 특례대출과 신생아·신혼부부 특별공급 수요가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아울러 신용대출 잔액도 지난해 10월(6015억원↑) 이후 6개월 만에 늘었다. 지난 29일 기준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2974억원으로 전월(102조4021억원)에 견줘 1조8953억원 뛰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제일엠앤에스 등 대형 공모주와 봄철을 맞아 소비가 늘어난 점 등 주로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내달에도 이달만큼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용대출 잔액이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한 데다가, 지난달 부동산 거래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2194가구로 전월 대비 327가구 늘며 8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일반 미분양주택도 전달과 비교해 90가구 늘어난 6만4964가구로 4개월째 많아지고 있다.

대출금리도 여전히 높다. 이날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대출금리는 연 3.82~6.04%로 전월말(3.90~5.97%)에 비해 상단이 소폭 상승했다. 미국의 경제 호조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지면서 채권금리가 다시 오르는 점이 국내 시장금리에도 상승 압박을 주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밀리고 있고 공사비 인플레이션 등 부동산 시장 침체가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며 "4월 가계대출 증가는 지난 3월 감소분의 기저효과와 일시적인 요인들이 결합한 탓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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