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 인수 발 뺀 제주항공, 중·단거리 기단 현대화에 집중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4.05.02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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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주항공 제공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포기하고 중·단거리 기단 현대화에 집중한다. 수익성이 불확실한 신사업에 뛰어드는 것보다 원래 '잘하던 일'에 주력한다는 의미다.

1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포기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실사를 진행하며 대상 사업의 투자 가치 및 인수 적정성을 검토했으나 인수 후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기존 여객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수익성이 예상했던 수준에 못 미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화물 사업을 인수하더라도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 대상에는 격납고, 지상조업 서비스 등이 제외됐기 때문에 인수자가 해당 요소들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운영하던 화물 수송기의 노후화로 인해 교체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화물 사업의 경우 기존 화주와의 계약 승계가 수익성과 직결되는데 아시아나항공 측은 "승계 여부는 화주마다 계약 조건이 달라 현재로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주항공은 불확실한 몸집 불리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방향을 선택했다. 제주항공은 인수 불참 공고를 낸 25일 300억원 규모의 추가차입을 공시헸다. B(보잉)737-8 구매자금을 포함한 회사 운영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2018년 보잉과 B737-8 항공기 50대(옵션 10대 포함)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B737-800을 주력기종으로 운영중인데 장기적으로 모두 B737-8로 교체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대부분 기체를 리스로 운영하고 있는데 보유하는 편이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 만큼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기단 현대화로 제주항공의 본업인 중·단거리 여객 노선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B737-8은 B737-800에 비해 1000㎞가량 운항 거리가 길다. 현재 대한항공만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까지 비행이 가능해 이 지역 운수권을 노려볼 수 있다. 이밖에 싱가포르, 중앙아시아 등까지 운항 거리가 길어진다. 국내 노선 이용객 중 약 85%가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권에 몰려있는 만큼 아시아 내 운항 점유율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밖에 지난해 흑자로 전환한 호텔 사업(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을 포함해 자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이미 수익구조 다각화를 통해 외부 변수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안정적인 미래 성장 동력 구축을 통해 어느 경쟁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제주항공만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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