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주면 갚을게" 카드깡 '100억'…해외 누리며 호화생활한 수법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4.04.3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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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인들의 신용카드로 100억원 넘게 결제한 뒤 현금으로 돌려받는 등 '카드깡'하는 방법으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4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어재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0)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B씨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피해자 10여명의 신용카드 160여개를 이용해 총 3700여차례에 걸쳐 100억원 넘게 결제한 뒤 카드값을 돌려막기 하는 등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귀금속 매장을 운영하며 A씨에게 총 3444차례에 걸쳐 96억1790만여원을 융통해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골드바 등 귀금속을 주문한 뒤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했다. B씨는 결제금액의 약 15%를 공제한 돈을 A씨 계좌에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신용카드 대금이 불어나면서 돌려막기로 더 이상 채무를 감당할 수 없자 남동생과 남동생의 아내, 10년간 친분을 이어오던 옛 직장동료 등을 대상으로도 범행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수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며 "신용카드로 물품 대금을 대신 결제해주면 결제일 전에 돈을 보내주겠다"고 속였다. 또 신용카드를 추가로 발급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는 범행 이후 한 달에 3번 이상 해외로 출국하는 등 수익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개인회생, 집 압류 등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과 회복되지 않은 피해액이 약 20억원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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