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빅토' 넘을 거세저항성전립선암 '2세대 신약', 한국에서?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4.05.0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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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쳐켐 전립선암 신약 파이프라인 현황. /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퓨쳐켐 전립선암 신약 파이프라인 현황. /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마땅한 치료법이 없던 거세저항성전립선암(CRPC) 신약 경쟁에서 국내 기업 퓨쳐켐 (12,930원 ▲1,150 +9.76%)이 앞선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르면 올해 4분기 내로 임상 2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바티스의 방사성의약품(RPT) '플루빅토'(Pluvicto)가 1분기 매출 4260억원을 기록, 47%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2세대' 전립선암 RPT에 도전하는 퓨쳐켐의 향후 행보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18억달러(약 16조2600억원)로 CRPC 치료제 '플루빅토'의 매출은 3억1000만달러(약 4260억원)를 기록했다. 플루빅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수치다. 전립선암 치료제계 '게임체인저'(시장 판도를 뒤집는 제품)인 플루빅토는 독일 바이엘사의 '조피고'에 이어 두 번째로 승인된 CRPC 환자 대상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다. 지난해 플루빅토 전체 매출액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CRPC는 전이성 전립선암에서 전환된 형태로 호르몬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단계다. 전이성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 억제를 목적으로 거세술을 진행하거나 호르몬을 투여한다. 초기엔 치료 경과가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CRPC 단계에 이른다. 의료계에 따르면 CRPC를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은 12개월 미만, 치료에 따른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3년 이내다.

높은 치명률 만큼 치료제 수요도 높다. 작년 전 세계 CRPC 치료제 시장 규모는 113억달러(약 15조6000억원)로 추정, 2033년까지 280억달러(약 38조7000억원)로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국내 기업 중에선 퓨쳐켐의 성과가 가장 눈에 띈다. 노바티스가 1세대 치료제를 내놨다면 퓨쳐켐은 '2세대 치료제'를 표방한다. 플루빅토와 같은 기전이지만 더 낮은 투여량과 적은 부작용으로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을 노린다는 의미다.



퓨쳐켐의 CRPC 치료제 'FC705'는 전립선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전립선특이막항원(PSMA) 표적 화합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결합한 표적치료제다. 베타입자를 내는 Lu(루테튬)-177이나 알파입자를 내는 Ac(악티늄)-225 등을 필요에 따라 결합해 쓸 수 있다. 임상 1상에선 플루빅토가 쓰는 방사선량의 절반으로 플루빅토와 동일 또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FC705와 플루빅토의 반감기는 6.7일로 동일하나, 투여 용량은 FC705 100~125mCi(밀리퀴리), 플루빅토 200mCi로 FC705가 절반 수준이다.

퓨쳐켐은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FC705 임상 2상과 1/2a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임상 종료 예상시점은 오는 8월이지만 실제 완료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국내 임상 2상은 지난 1월 마지막 환자 첫 투여가 진행된 상태로 연말까지 결과를 확인한단 계획이다. 오는 10월 대한비뇨의학회에서 중간결과가 발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퓨쳐켐 관계자는 "미국 임상은 지난해 8월 2a상을 시작했으며 최소 1년6개월은 임상 시기로 봐야 할 것"이라며 "국내 임상 관련 학회 발표는 연구 교수 영역이기에 확실하진 않지만 중간 과정에 대해 일부 공유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HTA사와 체결한 FC705 공동개발·독점 판권 합의 관련 텀 시트(Term Sheet·세부계약조건문서) 계약의 경우 현재 본계약을 논의 중인 만큼 시장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 선급금은 900만달러(약 120억원), 순 매출액에 따른 별도 로열티는 15년간 최대 18%다. 퓨쳐켐은 "현지 파트너사와 본 계약 관련 논의를 진행 중으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며 "진단·치료제 임상 결과를 빠르게 도출하고 매출 고도화를 이루는 게 올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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