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에 진심"…한미약품, '에페거글루카곤' 임상 순항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4.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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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연구개발 투자 규모 추이/그래픽=이지혜한미약품, 연구개발 투자 규모 추이/그래픽=이지혜


'연구개발 명가'로 불렸던 한미그룹이 경영권 분쟁의 아픔을 딛고 연구개발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 에페거글루카곤(HM15136)의 국내외 임상이 순항 중이다.

한미약품 (306,500원 ▲2,500 +0.82%)은 최근 HM15136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에페거글루카곤은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물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식약처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 국내 임상에서는 선천성 고인슐린증이 있는 만 2세 이상 시험대상자에게 8주 동안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활성을 평가한다. 용량을 여러 차례 늘리면서 공개, 개념 증명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신생아와 소아 시기에 발생해 심각하고 지속적인 저혈당을 일으킨다. 2만5000~5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희귀질환이다. 신생아 보챔, 졸림, 경련과 소아·성인 환자의 불안정, 쇠약감, 피로감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미약품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1회 투여하는 제형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앞서 글로벌 임상 2상도 진행되고 있는데 임상종료는 내년 3월 중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신약이 최종 상용화된다면 매일 투약해야 했던 환자들의 투약 빈도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또 투여량 감소로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능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고(故) 임성기 회장이 강조했던 '신약개발 하지 않는 제약회사는 죽은 기업'의 뜻을 본받아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21년 1324억원이었던 연구개발 비용은 지난해 1648억원으로 24%가량 증가했다. 현재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만 30여개에 달한다.

가장 기대되는 품목은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HM15275)다. 이달 FDA에서 비만 치료 목적으로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해 하반기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6월 미국당뇨학회에서 전임상 결과 발표를 앞둔 만큼 시장의 기대감도 크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신약 투스페티닙(TUS)은 활용도를 늘리기 위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하루 한 번 먹는 골수성 악성 종양 표적 치료제로 개발 중인 TUS는 올해 미국혈액학회(ASH)에서 삼제 병용요법 파일럿 연구의 초기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를 공개하고 내년 유럽혈액학회(EHA)에서 삼제 병용요법 파일럿 연구 완료 결과와 용량 선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미국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MK-6024)도 임상 2상을 순항하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머크에서는 블록버스터급 신약 후보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으로 언급했다"며 "연구개발 성과는 2025년 하반기 극대화될 것이고 이에 따라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연구개발 투자를 계속 이어 나갈 방침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파이프라인의 개발 단계에 따라 해마다 발생하는 연구개발 비용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나 매년 연 매출액의 15~20% 수준을 꾸준히 투자할 계획"이라며 "최근 한미는 비만대사와 면역항암, 표적항암을 중심으로 한 질환별 연구팀을 새로 꾸렸고, 기술의 융합과 시너지를 통해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연구개발 분야 전문가인 과거 멤버들을 회사로 소집하는 등 전통 기조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본업은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게 지속 중"이라며 "신약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주요 임상 결과 발표가 2025년 집중돼 있어 지속적인 (시장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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