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끝, 행복 시작?…반등하는 항셍테크 ETF 베팅할 때라는데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4.29 14:37
글자크기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중앙정치국회의에서 경기 부양책 기대감↑
강제성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에…중화권 증시 투자 유인도 확대

항셍테크 관련 ETF 최근 한주간 수익률/그래픽=조수아항셍테크 관련 ETF 최근 한주간 수익률/그래픽=조수아


올해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홍콩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인다. 이에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2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주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테마는 항셍테크였다. 항셍테크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메이투안, 전자제품 제조 기업 샤오미, 중국 내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 등 여러 중국 혁신 기업이 상장돼 있어 한국의 나스닥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개별 종목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항셍테크 (6,140원 ▲40 +0.66%)가 12.6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고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BSTAR 차이나항셍테크 (6,005원 ▲80 +1.35%), KODEX 차이나항셍테크 (6,145원 ▲45 +0.74%), ACE 차이나항셍테크 (5,990원 ▲65 +1.10%)도 12%대 수익률을 나타냈다.

올해 항셍지수와 항셍테크지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건 중국 정부가 연초 내놓은 부양책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침체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도 한몫했다.



그러나 이번 주 중국 정부가 중앙정치국회의를 통해 전향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에 중국 관련 지수가 먼저 반등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기업에 관한 정책도 발표될 것이란 소식에 항셍테크지수는 지난주 11% 상승한 3718.27에 마감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는 중앙정치국회의의 정책 방향성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이번 회의에서 과학기술과 제조업 고도화를 최우선 전략으로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중국 기업은 계속해서 파훼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BYD(비야디)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샤오미를 비롯해 중국 IT업체들도 전기차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는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 정부는 3000억위안(한화 약 56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펀드를 조성해 중국 내 기술 기업을 지원하고 나섰다. 이를 통해 SMIC는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의 기린 9000S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화웨이는 AI 반도체 설계에 나섰다. 글로벌 빅테크 업체인 애플이 중국 내수용 아이폰에 바이두 AI 모델 탑재를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중국 증시가 경기 부양책을 상승 동력으로 삼아 단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내놓은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도 증시 반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는 금융시장, 실물경제 등 다방면적인 부분에 강도 높은 경기 부양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며 "자율에 초점이 맞춰져 정책 이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중국 밸류업 프로그램은 강제성이 있어 해외 투자자들의 단기적 투자 유인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