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성. /사진=KLPGT
전예성은 28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에프앤씨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최종라운드에서 12언더파 60타를 적어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12개를 잡아낸 전예성은 2017년 이정은6(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과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본 대회를 비롯해 역대 메이저 대회 최소 스트로크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최혜정(2011년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4라운드)과 이정민(2024년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3라운드)의 10언더파 62타였다.
첫 4홀 연속 버디를 낚았는데 7m 가량 퍼트를 3차례 연속 떨어뜨린 데 이어 4번 홀에선 칩인 버디까지 기록하며 새로운 기록의 예고편을 보여줬다.
이어 7번 홀부터 9번 홀까지 다시 3홀 연속 타수를 줄였고 이후에도 절정에 달한 퍼팅감과 날카로운 아이언샷을 뽐내며 12언더파를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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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성이 28일 크리스에프앤씨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전예성은 "가장 큰 건 자신감이 더 붙은 것 같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생겼다"며 "퍼터가 유독 더 잘됐다. 치면 들어갔다. 전날 퍼터가 잘 안 돼 라이를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자고 한 게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시작이 좋다. 개막전이었던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른 그는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선 공동 6위에 올랐다. 이후 두 대회에서 30위권에 머물렀지만 이날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의미 있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결을 묻자 "작년이나 재작년과 준비가 달랐던 건 없는데 마인드를 좀 바꾸려고 했다. 어제보다는 나은 내가 돼보자는 생각을 계속 가지려고 했다"며 "투어를 5년 정도 뛰다보니 여유도 더 생긴 것 같고 예전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더 생긴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의 존재도 큰 힘이 됐다. 이날 전예성을 함께 따라다니며 힘을 보탰는데 전예성은 "특별한 얘기보다는 '나이스, 미쳤다' 이런 말을 해줬다. 어린 막내 동생이 '언니 진짜 미친 것 아니냐'고 하더라"며 "어제 아빠가 갤러리로 오셨는데 부진했다. 그래서 이제는 진짜 골프장에 오면 안 되겠다고 했는데 오늘 치는 걸 보고 진짜 안 오시겠다고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코스 레코드 달성에 대해서는 "(이)정민이 언니 페이스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 줄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캐디 오빠가 경기 전 장난 식으로 '너도 한 10개 줄여봐'라고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되니 잘 믿기지 않는다. 어제 정민 언니와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전예성. /사진=KLPG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