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까지 오르니…" 엔저 덮친 일본, 추가 금리인상 언제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4.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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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 34년 만의 최저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이는 일본 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밖에 없는데, 일본은행이 언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99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58엔을 돌파했다. 이날 앞서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채 매입 규모도 유지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단 뜻을 견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엔저 현상과 관련해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에 지금까지 엔화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날 미국에서 공개된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전년비 2.7%)이 예상을 소폭 넘으면서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달러 강세·엔화 약세가 지속됐다.

우에다 총재는 엔저 영향에 대해 크지 않게 설명했지만 엔화 약세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미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의 3월 인플레이션은 전년 동기 대비 2.6%를 기록하며 일본은행 목표치 2%를 초과했다.



엔달러 환율 추이/그래픽=김다나엔달러 환율 추이/그래픽=김다나
또한 6월부턴 전기와 가스 요금도 인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연료 가격 급등에 대응해 지난해부터 도입된 보조금은 다음 달 종료된다. 아사히TV는 표준 가구의 경우 올해 전기와 가스비 부담이 전년 대비 3만엔(약 26만원) 더 늘어나게 된다고 추산했다. 56명이 거주하는 도쿄의 한 요양시설은 8월 전기료만 120만엔(1045만원)이라면서 "물가가 오르는 중에 전기료도 그러면 솔직히 힘들다"고 이 방송에서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 시기가 뒤로 밀리는 것과 반대로 일본은 이른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지난달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0~0.1%로 인상한 가운데 시장은 다음 인상 예상 시기를 9월에서 7월까지 앞당겼다. 올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미츠자와 나카 거시 전략가는 "시장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반영한 것 자체가 비교적 빠른 속도"라면서 "기대치가 그 이상이면 인플레이션이 일본은행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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