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ZEISS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ASML에 독점 공급한다. EUV 구현을 위한 원천기술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한 기업으로, 현존 최상위급 노광기술인 하이(High)-NA EUV 구현에 필수적인 광학기술(EUV 반사거울) 역시 세계 유일하게 보유했다.
이런 ASML도 핵심 광학 부품을 제공하는 자이스가 없으면 EUV노광장비를 만들 수 없다. 오죽하면 ASML은 최근 연차보고서에서 "우리가 생산하는 노광장비 숫자는 광학부품 독점 계약을 맺은 자이스의 생산능력에 달렸다"며 "자이스가 공급관계를 중단하면 제대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자이스를 직접 찾은 배경이다.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왼쪽), 안드레아스 페허(Andreas Pecher) ZEISS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오른쪽)와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자이스와 삼성전자는 직접적 거래 관계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반도체 원천 기술 특허를 대량 확보한 광학 기업과 스킨십을 하며 반도체 생태계 뿌리부터 협력을 구축·강화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선 개별 기업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각 분야 전문 기업들간의 협력이 사업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ZEISS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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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자이스가 한국에 R&D센터를 짓는다는 건 삼성전자와 원천기술 연구 협력을 함께 하겠단 신호"라며 "ASML의 긴밀한 협력사인 자이스를 방문하면서 삼성전자는 ASML에게도 '더욱 잘해보자'란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결사 면모를 꾸준히 드러내왔다. AI(인공지능)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이 회장이 또 다시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방한했을 때 승지원에서 단독 만찬을 했다. 지난해 12월엔 피터 베닝크 ASML CEO를 만났고, 같은 해 5월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미래 협력을 논의했다.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왼쪽에서 세번째), 안드레아스 페허(Andreas Pecher) ZEISS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CEO(왼쪽에서 첫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