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포함 전국 대학병원 셧다운 돌입…의정갈등 '최악의 5월' 맞나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박미주 기자 2024.04.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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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이 2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당선인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4.28. /사진=고승민[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이 2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당선인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4.28. /사진=고승민


전국 대학병원이 곧 주 1회 휴진에 돌입한다.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를 포함한 주요 대학병원이 '셧다운'을 결의하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5월부터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의정 갈등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단 전망도 제기된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은 또 한 번 의대증원 백지화와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정부는 의대 교수의 사직과 휴진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이에 대해 관계법령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전국의 주요 대학병원이 순차적으로 주 1회 휴진한다. 서울대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오는 30일, 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은 내달 3일 휴진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6일 20여개 의대와 소속 수련병원이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온라인 총회를 열고 주 1회 휴진을 결의했다.



전의비는 "교수들은 비상 상황에서 환자들을 지키기 위해 주당 70~100시간의 근무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근거 없는 의대 증원을 고집해 전공의의 복귀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제 5월이면 전공의와 학생이 돌아올 마지막 기회마저 없어질 것이며 현재의 진료 공백이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진료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내달부터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의 사직 행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 4명은 내달 1일 병원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 외에도 개별적으로 실제 사직에 동참하겠단 의사를 내비친 의대 교수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의협은 정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7일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복지부가 교수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겁박한 것에 대해 매우 분노한다"고 성명을 냈다. 의협 인수위는 "5월이 지나면 많은 학생이 유급과 제적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기에 학생들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의대 교수들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사직을 진행했다"며 "정부가 교수님들께 동네 양아치 건달이나 할 저질 협박을 다시 입에 담을 경우 발언자와 정부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정부에 의대 증원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임 당선인은 "정부가 2000명 의대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 우리 의료계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의대교수 단체가 주 1회 휴진 입장을 밝히고, 일부 의대교수가 수술 중단 등을 권고한 것과 관련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명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전공의 집단행동이 두 달이 넘도록 계속되면서 비상진료체계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정부는 의사단체와 일 대 일 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의사단체는)집단행동을 접고 대화의 자리에 조건 없이 나와 의견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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