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R&D 투자비중에 늘 붙어다니는 꼬리표는 '낮은 사업화율'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중소기업의 R&D 사업화 성공률은 50.6%에 그친다. R&D 과제 성공률 자체는 94%에 달하지만, 절반이 R&D를 완료하고도 사업화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R&D 사업화 성과가 지지부진하니 '카르텔'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앞으로 진행될 R&D 과제를 효율화하겠다는 건 바람직한 결정이다. 다만 이미 결실을 맺은 수많은 고품질 R&D 과제들이 산업계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수반돼야 한다. 중기부는 기술보증기금 테크브릿지 플랫폼 등을 통해 대학·연구기관의 보유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규모는 2022년 350억원, 2023년 96억원으로 줄다 올해는 전액 삭감됐다.
마침 같은날 진행된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에서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공공 R&D 사업화 매칭 플랫폼 아폴로AI가 발표됐다. 기업들이 사업모델과 필요기술 등을 입력하면, 공공 R&D 성과물을 AI로 분석해 추천해주는 솔루션이다. AI 분석으로 기술이전의 접근성과 성공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아폴로AI 솔루션 하나로 우리나라에 기술이전이 갑자기 활성화될 순 없다. 기업가정신, 사업화 스킬 등 기업의 역량 강화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술이전을 하고싶어도 못 하는' 환경은 개선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아폴로AI가 대학과 출연연의 잠자는 R&D 성과물들을 스타트업 생태계로 이식해 딥테크 유니콘을 길러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