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검사 음주측정 거부 2주 뒤 또 신호등에 '쾅'…기강 풀린 검찰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4.04.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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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검찰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현직 검사가 최근 2주 사이 두 차례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음주사고가 잇따르면서 검찰이 공직기강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례적으로 이번 사건을 소속 검찰청이나 상급 검찰청 대신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직접 감찰하도록 지시한 것도 사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소속 A 검사가 지난 25일 새벽 운주운전을 하다 어린이보호구역에 있는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A 검사는 면허정지 수준의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검사는 지난 13일 아침에도 서울 영등포구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돼 출동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A 검사는 '병원에 가서 채혈하겠다'며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이 A 검사를 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입건한 지 2주 만에 또다시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된 것이다.

이 총장은 지난 26일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고 즉각 감찰부에 감찰을 지시했고 법무부도 이튿날인 지난 27일 A검사의 직무를 정지했다.



검사들의 음주사고는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도 수도권 지청 소속의 B 검사가 새벽에 서울 마포구 성산대교 인근 강변북로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 차량이 뒤집히는 사고를 내고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B 검사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의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검사가 술에 취해 경찰관을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달 21일 공무 집행 중이던 경찰관을 술에 취한 채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 수원지검 공판부 소속 C 검사를 입건했다. C 검사는 이날 새벽 술에 취해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놀이터에서 누워있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주먹으로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C 검사는 파출소로 연행된 뒤에도 경찰관에게 저항하며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연수원에서는 예비검사가 회식 자리에서 여성 동료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법무부는 지난 12일 "법무연수원이 해당 사안을 보고 받아 인지한 즉시 대상자를 교육 과정에서 퇴소 조치해 피해자와 분리했다"며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검사에 대한 임용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사들의 음주사고가 잇따르면서 대검은 지난 25일 전국 검찰청에 음주사고 예방 등 '공직기강 확립'을 주문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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