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차기회장 "의대증원 백지화 다음 논의 시작할 수 있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04.2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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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28일 의협 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28일 의협 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강경파'로 구분되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이 정부가 2000명 의대 증원 발표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백지화해야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정부에 사과할 것도 요구했다.

임 회장은 28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의협 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정부가 2000명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 우리 의료계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한국 의료가 곤두박질 치고 있는데 (정부는) 진정한 자세를 취하기는커녕 의료개혁이라는 의대 정원 증원 2000명을 고수하고 필수의료 정책 패캐지를 강행하고 있다"며 "(정부가) 대한민국을 의료망국의 길로 내달리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참 밤새워 학업에 열중해야 될 의과대 학생들이 이성을 잃은 정부 정책에 분노하며 학교를 떠나 있고 몸을 갈아 넣듯 하루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환자 보살펴온 전공의들이 적폐세력으로 몰려 대한민국 의료를 이끌고 나가아 하는 젊은 의사들이 끝 모를 방황을 하고 있다"면서 "사명감 하나로 온갖 어려움 버텨온 전국의과대학 교수님들 역시 정부와 정치권이 환자 곁에서 멀어지도록 돌팔매질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의료를 희생양으로 삼아 의사 죽이기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강행했던 의료보험 강제지정제를 비롯해 매 정권마다 마녀사냥 하듯 의사 죽이기에 혈안이 돼 오늘의 처참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면서 "세기가 바뀌면 달라질 줄 알았던 2000년 의약분업사태는 어땠나. 지금까지 마음편히 의업에 전념할 수 있었던 날이 단 하루라도 있었나"라고 했다.

또 "오로지 정부의 일방적인 권력 남용으로 촉발된 의료 농단"이라며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서 의료현장의 최전선에서 사투하고 있는 전투병의 심정으로 결연하고 강한 모습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임 당선인은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올바른 목소리를 낼 것이며 의료를 사지로 몰아가는 망국의 의료정책에 대해 죽을 각오로 막아낼 것"이라면서 "정부가 촉발시킨 의료농단 사태의 심각한 여건을 깨닫는다면 하루빨리 국민들에게, 의료계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십시오"라고 요구했다. 이 발언에 참석한 일부 대의원들은 "옳소"라며 박수 쳤다.


아울러 임 당선인은 "정부가 사지로 내몰고 있는 작금의 의료계를 희생시키고 다시 심폐소생을 하여 생기를 찾아오기 위해서는 우리가 강철과 같은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면서 "14만 의사회원을 대표하는 대의원 여러분께서 저 임현택을 도와주십시오"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의협 총회에는 양정숙 개혁신당 의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현희·서명옥·인요한·이주영 당선인과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 한정환 대한방사선협회장,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 등이 귀빈으로 참석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초청됐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임 당선인의 회장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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