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 뉴시스
전의비는 26일 오후 7시부터 온라인 회의를 열고 주 1회 휴진할 것 등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진료를 위해 주당 60시간 이내의 근무시간을 유지하고 이를 위해 외래 진료와 수술, 검사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또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해 주 1회 휴진하고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기 위해 경증환자를 회송해 교수 1인당 적정 환자 수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어 "이제 5월이면 전공의와 학생이 돌아올 마지막 기회마저 없어질 것이며 현재의 진료공백이 계속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진료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의 수련과 학생들의 교육은 정해진 절차와 기간에 따라 진행이 되어야 한다"며 "교수들은 편법으로 전공의 수련과 학생들의 교육을 할 수 없으니 정부는 전공의의 사직을 수리하고 학생들의 휴학도 승인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학생이 휴학 승인이 되지 않고 유급을 하게 되거나 교수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무시하고 의대 증원을 발표 하게 될 경우 비대위 참여 병원의 휴진에 대한 참여 여부와 기간에 대해 논의해서 다음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에 의대 교수의 심경을 전하는 자필 대자보가 붙어 있다./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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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다음 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했다. 서울성모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다음 달부터 주 1회 금요일에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주 52시간 근무시간을 지키고 피로가 누적된 교수는 주 1회 외래나 수술 등 진료 없는 날을 휴진일로 정할 것을 권고했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과 주 1회 휴진 등 집단행동에 대해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두 달이 넘도록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비우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 교수 단체가 주 1회 휴진과 사직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까지 대학본부와 병원 인사과에 형식과 요건을 갖춰 공식적으로 제출된 사직서는 소수이며,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또 "전문의 1만9000명 정도가 의료기관에 있는데 그중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게 퍼센티지로 따지면 한 자릿수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대부분 의대 교수들은 환자의 곁을 지키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더라도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주신 분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수들께서는 환자와 사회 각계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환자의 곁을 계속 지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집단행동과 관련해서는 관계법령을 위반하는지 이런 부분들은 저희들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 확산에 환자들은 진료를 받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현재 2달 넘게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 교수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이미 암환자와 그 가족들은 탈진 상태로 무력감에 지쳐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이 주 1회 수술과 외래 진료를 멈추는 것은 암환자들에게 죽음을 선고하고 투병 의지를 꺽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은 주 1회 의료 중단 발표를 철회하라"라며 "정부와 의료계는 무책임하고 반인도적 태도를 중단하고 즉각 환자들과 3자 협의체를 구성하라"라고 촉구했다. 이어 "전공의는 즉각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길 촉구한다"며 "정부는 의료현장을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하라"고 했다. "당장 일선 교수진 사직명단을 공개해 환자들이 치료계획을 세우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사태 봉합을 위해 방법을 찾아야 할 시기"라고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