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무게중심, 범용→고부가로"
차이나플라스 2024에서 만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코로나19 이후 소비심리 악화, 중국발 과잉 공급이 맞물리면서 SK지오센트릭을 비롯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실적 부진에 빠져 있다. 단기간 내 업황이 회복할 가능성도 낮다. 나 사장은 "중국의 증설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이 워낙 커서 생산능력으로는 1위를 할 수 없다"면서 "기술력 기반의 고부가 제품군에서 넘버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나플라스 2024 내 SK지오센트릭 부스 EAA 섹션에서 방문객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차이리엔춘 SK지오센트릭 중국사업개발실장(부사장)은 "2017년부터 중국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폭증해, 지금의 중국발 (범용 제품) 공급 과잉을 일찌감치 예상했다"며 "원가 경쟁에서 중국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 고부가 제품을 키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SK가 잘하는 '포장'에 들어가는 정밀화학으로 범주를 좁힌 결과, EAA를 낙점했다"고 했다.
차이리엔춘 SK지오센트릭 중국사업개발실장(부사장)이 25일 상하이SK타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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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A 다운스트림 제품인 아이오노머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자 지방 정부와도 협상 중이다. 아이오노머는 EAA에 나트륨 이온 등을 결합한 소재로 탄성력이 좋다. 골프공, 자동차 부품 등에 쓰인다. 이 공장은 2027년 준공, 2028년 상업 생산이 목표다.
SK지오센트릭은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엠알에 따르면 글로벌 EAA 시장은 2022년부터 연평균 6.1% 성장해 2032년 6억달러(8257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시장의 비중은 현재 5%에서 2032년 20%(2억달러)로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리엔춘 실장은 "고부가 제품은 1인당 GDP가 2만달러(2751만원) 이상이 돼야 쓴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지난해 GDP가 2만달러 이상인 인구가 2억명이 넘는다"며 "당장 고부가 제품 소비는 적지만, 머지않아 수요가 크게 뛸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EAA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다우케미칼, 미국 엑손모빌, 영국 이네오스, SK지오센트릭 4곳에 불과하다. 설비에 묻는 끈적끈적함을 해결하는 어려움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지 않는, 수급 밸런스를 중시하는 이 사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경쟁사들이 공급 경쟁이 나설 가능성도 낮다. 공급이 많아지면,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점이 우려해서다. 다우케미칼 등도 2030년까지 대규모 공장 신설이나 확충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중국 파트너사들의 문의가 많다. 나 사장은 "SK지오센트릭 기술이 좋다보니, 중국에 있는 파트너사들이 저희와 일을 많이 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실제 나 사장은 지난 24일 차이나플라스 2024 부스 한 켠에서 '접착소재 기능과 솔루션'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시작 전부터 사람들로 공간이 가득 찼다. 나 사장은 "미국, 유럽에서 EAA를 수입해서 쓰는 고객 분들의 어려움을 잘 안다"며 "중국 공장에서 여러분께 EAA를 직접 공급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지난 24일 차이나플라스 2024에서 '접착소재 기능과 솔루션'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