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미국도 1분기 성장률 '서프라이즈'…방향은 반대였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24.04.26 16:29
글자크기
한국도 미국도 1분기 성장률 '서프라이즈'…방향은 반대였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며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라고 평가받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자칫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침체+물가상승)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아직 침체를 거론하기엔 이른 수준이지만, 낙관론만 존재하던 불과 며칠 전과 상황이 달라진 건 분명하다. 한국의 상황이 달라진 것도 마찬가지다. 방향은 반대쪽이다. 한국은 예상보다 높은 1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내수가 지표상으로 살아나며 '교과서적인 성장경로로의 복귀'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미국 상무국은 25일(현지시간)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분기별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해 발표한다. 지난해 4분기 3.4%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의 시장 예상치가 2.5% 정도였다는 점에서도 부진한 성적표다.

상황은 급반전했다. 최근 미국 경제는 고용과 내수 등 주요 지표에서 낙관적인 상황이 이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6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6%p 상향조정한 2.7%로 제시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비슷한 시기 1분기 성장률이 나온 한국의 상황도 급반전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실질GDP는 전분기보다 1.3% 증가했다. 이는 연율이 아닌 분기별 성장률이다. 시장 전망치가 0.5~0.6% 수준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서프라이즈' 성장률이다. 1.3%의 분기별 성장률은 2021년 4분기(1.4%)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예상 외의 호실적이 나오자 경제팀은 반색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랜만에 성장경로에 선명한 청신호가 들어왔다"며 "교과서적인 성장경로로의 복귀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도 "외국계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올해 연간성장률 전망도 상향조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분석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2%에서 2.5%로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는 26일 배포한 '한국 1분기 GDP에 대한 해외시각' 보고서에서 "예상치를 큰 폭 상회한 서프라이즈로 보며 종전 추세에서 반등, 회복세의 확산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일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