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행 감독 "'범도4', 전편과 완전히 달라…마동석 머리 비상해" [인터뷰]

머니투데이 김나라 기자 ize 기자 2024.04.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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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 감독 허명행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범죄도시4' 감독 허명행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허명행 감독이 배우 마동석과 손잡고 '범죄도시'의 판을 키웠다. 전 시리즈의 무술감독에서 신작 4편의 메가폰을 잡으며, 세계관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범죄도시4'는 마동석이 탄생시킨 대한민국 대표 범죄오락 액션 프랜차이즈의 최신작. 주연 마석도를 연기한 그는 기획, 제작, 각색까지 맡아 지난 2017년 1편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이후 2편(2022)과 3편(2023)은 '쌍천만' 흥행을 거두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부럽지 않은 'K-히어로물'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약 1년 만에 돌아온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이는 한국 시리즈 영화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다.

특히 이번 4편은 이전 작품들의 무술감독 허명행이 연출자로 나서며, 더욱 믿고 볼 수밖에 없다. 그는 이미 올해 1월 넷플릭스 영화 '황야'로 감독 데뷔, 공개 당시 전 세계 순위 1위라는 성과를 내고 핫한 신고식을 치렀다.



데뷔작인 '황야' 또한 마동석과 협업한 바, 이에 '범죄도시4' 연출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허명행 감독은 23일 진행된 아이즈(IZE)와의 인터뷰에서 "'황야' 12회차를 찍을 무렵 (마)동석 형이 저를 살짝 부르셨다. 이제 바로 '범죄도시' 3편과 4편 제작에 들어갈 건데, 시간적으로 3편의 이상용 감독이 다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감독을 찾고 있다고. 아무래도 저와 '황야' 촬영 중이었던 만큼 자연스럽게 제안을 주신 거다. 그래서 그 해에 같이 촬영에 들어간 거라 좀 놀라웠다"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냈다.

허명행 감독 "'범도4', 전편과 완전히 달라…마동석 머리 비상해" [인터뷰]
'범죄도시' 시리즈의 식구이긴 하나, 처음 연출자로 참여했기에 부담감은 없었을까. 허명행 감독은 "제가 감독으로 합류했을 땐 3편이 만들어지기 전이라 큰 부담은 없었다. 원래 부담을 느끼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 그랬다면 영화의 방향성이 이상해졌을 거다. 제가 할 것은 다 했기에 평점심을 가지려 한다"라고 덤덤하게 답했다.


"마동석의 '픽'을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엔 "형에게 직접 물어본 적은 없다. 그냥 저 혼자 생각하기론 '황야' 12회차 정도에서 드라마 분량을 찍을 때 '좀 찍는구나' 느껴져서 제안을 주신 게 아닌가 싶다"라며 웃어 보였다.

마동석과는 무려 20년 넘는 인연을 자랑하는 허명행 감독. '범죄도시' 시리즈뿐만 아니라 '부산행', '신과함께' 시리즈, '시동', '백두산', '압꾸정' 등 마동석의 출연작 대다수를 함께 해왔다.

이에 허명행 감독은 "워낙 어릴 때부터 함께해서 동석 형의 몸 상태를 제가 잘 알 정도다. 형은 그 예전에도 제작자로서 꿈꾸던 얘기를 많이 하셨다. 지금 현실화되고 있는 것들이 다 과거에 나왔던 이야기들이다. 정말 엄청나게 노력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사실 제가 연출보다 제작에 더 뜻이 있어서, 10년 전 35세 때 제작사를 설립했다. 형을 보면서 '아 내가 그때 정말 어설프게 덤볐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동석 형처럼 저렇게까지 깊숙하게 노력했어야 했는데 싶었다. 저는 생각만 앞섰던 것 같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형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왔을 때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제게 이만큼의 카톡 메시지를 보내셨다. 이런저런 기획, 아이디어 등 해야 할 거를 적으신 거다. 이렇게 평상시에도 내내 일 생각만 하신다. 이때는 헤어진 지 불과 1시간 만이라, 좀 헛웃음이 나오더라. 그 정도로 노력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또 머리가 엄청 비상하다는 걸 현실적으로 많이 느낀다. 비상한데 안 쉬고 부지런하고. 아무리 피곤한 상황에서도, 매번 열심히 아이디어를 보내주신다. 이것들이 다 요점을 잘 알고 던지시는 거라, 거의 다 플러스로 활용된다"라며 마동석의 열정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 형이 저를 되게 좋아해 주시고, 의리가 넘치신다. 저도 나름대로 제 분야에서 열심히 했기에, 다행히 오늘이 올 수 있었다고 본다"라고 감격에 젖었다. 그는 "'범죄도시4'는 형과 같이 신 바이 신으로 시나리오를 작업하며 만들어갔다. 하나하나씩 고쳐가고 하나하나씩 추가하면서 말이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허명행 감독 "'범도4', 전편과 완전히 달라…마동석 머리 비상해" [인터뷰]
'범죄도시4'의 차별점에 대해선 "어차피 마석도에게 끌려갈 테지만, 성공한 장이수가 등장하며 비주얼적으로 달라졌다. 장동철은 피터팬 콤플렉스가 있는 인물로 그리려 했다. 백창기는 마석도와 악다구니로 싸우는 인물이 아닌, 테크닉 있게 대결하는 설정으로 잡아냈다. 또 백창기의 대사를 최소화하며 무게감에 중점을 뒀다. 빌런이 나올 땐 누아르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전편들이 다 응징 구도에 집중했다면 4편은 기술적인 디테일을 살려 그 안에서도 대결이 좀 더 궁금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접근했다"라고 설명했다.

허명행 감독은 "전편들을 떠올리며 '범죄도시4'를 만들지 않았다. 영화의 톤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비교는 관객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유 있는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허명행 감독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참석 당시 환영을 많이 해주셨다. 동석 형의 인기가 이렇게 높구나, 새삼 느껴서 신기했다. 영화가 상영될 때는 굉장히 자유롭게 즐겨주시더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개그를 이해해 주시니까, 웃음이라는 건 언어가 필요한 게 아니구나 싶었다. 액션 시퀀스가 나올 때도 현지 관객분들이 무척 감탄하면서 보시더라"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대망의 '범죄도시4'는 24일 예매율 95%, 폭발적인 관심 속 개봉한 바. 이에 벌써부터 '트리플 천만'이 점쳐지고 있는데, 허명행 감독은 "많은 관심에 대해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다만 우리의 목표는 손익분기점(350만 명)이다. 목표치만 잘 넘겼으면 좋겠고, 그 다음은 하늘에 달린 일이라고 본다.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지만 숫자적으로 기대하는 건 없다"라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허명행 감독 "'범도4', 전편과 완전히 달라…마동석 머리 비상해" [인터뷰]
허명행 감독의 다음 행보는 화제의 드라마 '눈물의 여왕' 김희원 PD와 동행이다. 그는 김 PD와 의기투합해 톱배우 전지현, 강동원 주연의 새 드라마 '북극성'을 공동 연출한다. 이에 대해 허명행 감독은 "김희원 감독님이 메인 연출이시고, 저는 공동 연출자로 이름을 올렸다. 영화 시스템에 가깝게 찍고 있다"라며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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