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저숙련·외국인 늘자 사고도 늘어…"안전 인식부터 바꿔야"

머니투데이 세종=조규희 기자 2024.04.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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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의 제 1도크는 길이 530미터, 폭 131미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로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의 제 1도크는 길이 530미터, 폭 131미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로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전세계 수주량 회복으로 조선업이 다시금 호황기에 접어들었으나 저숙련, 외국인 근로자로 현장을 채우면서 사고 또한 늘고 있다. 전체 산업 대비 사망비율이 2배에 달하는 등 조선업의 안전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정부가 주요 조선사와 함께 안전 문화 확산의 고삐를 죄는 이유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주요 조선사,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조선업 안전문화 확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HD현대중공업 △HJ중공업 △대선조선 △삼성중공업 △케이조선 △한화오션 등이 참석했다.



조선업은 최근 수주량 회복으로 호황을 맞이하고 있으나 신규인력이 다수 유입되고 작업량이 증가함에 따라 중대재해 발생 위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조선업 신규 충원 인력 중 외국인이 1만2359명으로 전체 충원 인력의 86%를 차지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상황에서 조선업은 제조업과 건설업의 위험요인이 공존하는 산업분야로 현장에서의 안전관리 난이도 또한 매우 높은 상황이다. 조선업 사망사고만인율이 0.86‱(퍼밀리아드)로 산업 평균인 0.43‱의 두배에 달하는 이유다.



위험 작업과 공정이 많은 조선업 특성상 노·사가 함께 위험을 스스로 찾고 개선하는 '자기규율 예방체계'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생각이 행동을 변화시키는 탓이다. 정부가 8개 조선사와 민·관 합동으로 전국 조선업 현장에 안전문화를 확산하고자 협약을 체결한 이유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정부는 조선업의 위험을 엄중히 지켜보고 최근 중대재해가 다발한 조선사에는 특별감독도 실시했으나 사후적인 감독과 처벌만으로는 중대재해를 완벽히 차단하기 어렵다"며 "중대재해의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노·사를 비롯해 현장에 있는 모든 구성원들이 '내 일터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사명감을 갖고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안전문화가 우리 사회 곳곳에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8개 조선사와 안전공단이 참여하는 안전보건 협의체를 구성해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합동점검에 나선다. 안전교육 강화 차원에서 기존 조선사별로 보유한 교육 자료와 설비를 함께 활용해 보다 내실화된 조선사 합동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언어장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안전관리를 돕고자 최대 25가지 언어로 번역된 교육 자료 17종도 공유·지원할 계획이다. 원청에 비해 안전관리에 취약한 협력업체를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이외에도 '위험표지판 부착 캠페인', '조선업 10대 주요 안전수칙'도 확대·전파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성중공업 R&D센터에서 열린 조선업 상생협약 중간점검 및 향후 과제 모색 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3.25/사진=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성중공업 R&D센터에서 열린 조선업 상생협약 중간점검 및 향후 과제 모색 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3.25/사진=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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